여행 연기-취소전화 잇따라
수능일 예약건수 30% 취소
다량 재료들어 식당 손실커
천재지변 위약금 면제 고심

포항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으로 인해 2018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도내 외식·여행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여행 연기·취소에 대한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는 데다 저녁 식사 예약 취소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미리 준비한 식재료에 대한 손해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16일 도내 외식업계와 여행업계 중 무작위로 패밀리 레스토랑, 뷔페 등 음식점 5곳과 제과점 2곳, 효자동에 위치한 여행사 3곳을 선택해 수능 연기에 따른 피해상황을 확인해 보니, 대부분 매출 하락 등의 피해를 우려했다.

우선, 음식점 5곳 중 패밀리 레스토랑인 빕스 전주점과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효자점은 이날 오전 내내 예약 취소 전화가 이어졌다.

빕스의 경우 수능 연기 결정이 늦게 발표됨에 따라 이벤트 일정을 급변경할 경우 소비자 혼란을 우려해 계획대로 이벤트를 진행키로 했지만 수능 당일 저녁에 예약된 건수 중 약 30%가 취소됐다.

뿐만 아니라 18~19일 주말 예약 취소도 이어지고 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역시 저녁 예약의 30~40%가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빕스처럼 수능 이벤트를 예정대로 진행키로 한 계절밥상 전주CGV점 역시 이날 오전에만 7건이 취소됐으며, 주말 예약 취소 전화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어, 효자동 내의 중국집 A점의 경우 수능 당일 저녁시간에 가족단위 손님이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해 평소보다 양파, 돼지고기 등 식재료를 넉넉히 준비한 만큼 이에 따른 손해를 걱정하고 있다.

 제과점 역시 미약하나마 수능 연기 후폭풍을 겪고 있다.

수능 전날 매출이 지난해보다 소폭 하락했으며, 소수이기는 하지만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도 있기 때문.

A 음식점 관계자는 “천재지변인 데다 학생들의 안전과 직결된 일인 만큼 수능 연기에 대해서는 이해하지만 발표가 너무 늦은 것 아니냐.

예정대로 진행될 것 같더니 뒤늦게 발표해서 이미 준비한 식재료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주말 예약 취소도 지속, 수능특수는 고사하고 되레 손해가 발생하게 돼 속상하다”고 하소연했다.

여행사의 경우 3곳 모두 당초 수능 이후 해외여행을 예약한 건수가 많지 않아 피해가 크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예약 건수 중 30~40%는 취소했으며 연기가 가능한지에 대한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B 여행사 관계자는 “수능이 연기되면서 논술 등의 일정도 연기, 이로 인해 12월 중하순 해외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려는 전화가 오고 있다. 문제는 환불·위약금 부과”라며 “단순한 변심이나 계약조건 변경 문제가 아니라 천재지변에 따른 것이기에 어느 범위까지 위약금을 면제해 줘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정 연기도 쉽지 않아서 여러모로 난감하다”고 덧붙였다.

/김성아기자 tjddk@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