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우리는 살아가며 많은 경험을 통해 배우고, 알게 된다.

남을 통해서도 배우지만, 우선 나를 통해서도 배우게 되는 게  돈 앞에서 나약한 존재로써의 인간이다.

낯부끄러운 전북의 자화상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필자를 가장 곤혹스럽게 하는 여러 가지 중 한 가지는 바로 ‘보험사기’, 일명 ‘나일론 환자’ 1위 지역이라는 꼬리표다.

잊을만하면 다뤄지는 이런 류의 기사가 오늘 본보 2면의 톱을 장식했다.

내용인즉슨, 도내 보험사기가 1년 새 두 배 이상 폭증하고 인구대비 전국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도내에서 발생한 지난 2015년 보험사기 검거건수는 31건에서 지난해 67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검거인원도 같은 기간 160명에서 636명으로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는 전국적으로 51.7%가 증가한 것에 비해 매우 가파른 상승이며, 인구대비로도 높은 수치라고 한다.

 고의적인 보험사고의 유발 행위뿐 아니라 통증 등을 과장해 허위로 입원, 사고와 관련 없는 차량파손으로 보험명목 수리, 지병을 숨기고 보험에 가입하는 등의 행위로 보험금을 부당하게 수취, 보험료를 덜 내는 행위 모두가 보험사기에 해당된다.

최근 군산의 한 의료원에서 부인과 딸 등 일가족이 1천929차례나 보험금을 허위 청구하는 수법으로 5천500만원을 편취한 보험사기가 적발돼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천여차례에 걸친 범행에도 불구, 이들은 이게 범죄라는 사실을 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게 범죄라고 생각했다면 천 번 가까이 같은 수법을 동일하게 작정하고 벌이지는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다.

죄를 죄라고 인식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죄가 아니라는 생각하는 지점.

바로 이 지점이 보험범죄의 출발지가 아닐까 생각게 하는 대목이다.

전북은 맛의 고장, 멋의 고장, 소리의 고장, 선비의 고장, 문화의 고장 등 각종 미사여구가 듬뿍 담긴 아름다운 이름의 고장으로 포장되어 있는 곳이다.

그런 전북이 어쩌자고 보험사기가 인구대비 전국 최상 위권을 차지하는 지역으로 전락했는지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치 전북에는 모두 보험 사기꾼들만 사는 것처럼 내 스스로가 자괴감이 들 정도다.

돈 앞에 전북의 양심이, 전북의 자존심이 팔리는 듯해 얼굴이 화끈거리고 미칠 지경이다.

앞으로는 이런 데이터는 더 이상 듣지도 보고도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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