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1만 2천마리 살처분
철새 이동시기 확산 우려
동림저수지인접 방역강화
고병원성 여부 내일 발표

고창의 한 오리 농가에서 H5형 조류 인플루엔자, AI 항원이 검출돼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야생조류가 아닌 가금 농가에서 발생한 것은 올 겨울 들어 처음으로, 철새이동 시기와 맞물려 확산되지는 않을까 전전긍긍 하고 있다.

전북도는 지난 18일 고창의 육용오리 농가에서 AI 항원이 검출되자 해당 농가에서 기르던 오리 1만 2천여 마리를 살 처분 했다.

또 해당 농장에 대한 이동제한 조치와 함께 거점 소독시설을 설치하는 등 차단 방역을 강화했다.

철새 도래지와 살아있는 닭·오리를 판매하는 시장·식당에 대한 청소와 소독도 강화하고, 오는 21일 결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이번 항원검출은 다행히 방역당국의 출하 전 검사과정에서 발견됐다.

이에 도는 항원이 검출되자 고병원성여부를 검역본부에 의뢰하고, 정부의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즉시 초등방역팀을 투입했다.

이동통제와 함께 해당농가에서 사육 중인 1만2천수의 육용오리와 반경 500m 이내 가금류에 대해서도 살 처분을 추진했다.

다행히 농가를 기준으로 반경 500m 이내에는 가금류 농가가 전무한 것으로 분석됐다.

도는 방역활동과 함께 방역본부의 검사결과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고창지역에서 AI가 발생한 농가 반경 500m 안에는 가금류 농가가 없어 방역대 3㎞ 안에 있는 5개 농가, 닭 37만4천마리에 대해서만 예찰과 소독을 집중적으로 벌이고 있다.

전북도가 집계한 11월 현재 고창지역은 닭을 78개 농가에서 487만8천마리, 오리는 90개 농가에서 60만4천마리를 각각 키우고 있다.

아직까지 AI에 대한 이상 징후나 의심 신고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AI 양성 반응이 나온 고창 농가는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동림저수지와 불과 25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다.

고창군 흥덕면과 성내면 일대에 걸쳐 있는 동림저수지의 면적은 3.82㎢에 달한다.

해마다 12월~1월 가창오리와 청둥오리·물닭·흰뺨검둥오리 등 철새 20여만 마리가 동림저수지에서 겨울을 나기 때문이다.

도는 고창지역 동림저수지에 아직 철새떼가 본격적으로 상륙한 건 아니지만 일부 무리가 활동하고 있어 우려스러운건 사실이라는 입장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AI 바이러스가 최근 철새 분변을 통해 이동된다는 가설이 나오고 있어 걱정되고 있다”며 “날씨마저 쌀쌀해지고 있는 요즘은 어떤 것도 예측할 수 없어 조기종식을 위한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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