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품고 마을 보듬는 숲속으로 여행가요
자연을품고 마을 보듬는 숲속으로 여행가요
  • 전북중앙
  • 승인 2017.11.2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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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왕위찬탈 반대해 낙향한
순홍안씨 마을이루며 만든 숲

아름다운 숲 선정 첫해 대상차지
황금빛 낙엽과 함께 황홀경 선사

일제강점기 송탄유 수탈역사담겨
숲의 편안함-생명력 힐링이 절로

산림청이 (사)생명의숲국민운동 유한킴벌리(주)와 공동으로 선발하는 올해의 아름다운 숲을 지난 2017년 11월 3일에 발표하였습니다.

산림청은 2017년 제17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를 열고 서류심사와 온라인 시민투표, 2차에 걸친 현장심사로 생명상(대상) 1개소, 공존상(우수상) 7개소, 누리상(시민투표상) 1개소 등 총 9개소를 선정했는데요.

 전북에서는 남원시 이백면 닭뫼마을 숲이 공존상(우수상)에 선정이 되었습니다.

 산림청이 2000년부터 우리 생활 주변의 아름다운 숲을 찾아내어 알리기 위한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를 하고 있습니다.

 숲이 가진 경제, 환경, 문화 자원적 가치를 깨닫고, 숲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한 목적입니다.

 닭뫼마을 숲이 아름다운 마을 숲으로 선정된 이유는 숲이 비보림의 역할까지 하고 있기 때문이며, 주민들이 아름다운 숲을 묵묵히 돌보고 열심히 지켜왔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마을 숲의 경관뿐만 아니라 주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어울림이 많은 공감을 얻은 거죠.

닭뫼마을 숲은 1455년 단종 왕위찬탈에 반대하여 낙향한 순흥안씨 조상이 마을을 이루면서 만든 숲입니다.

숲은 마을 옆을 지나가는 섬진강 지류의 범람으로 인한 재난을 예방하고, 강한 북풍을 막기 위한 방풍림의 기능을 합니다.

 이렇듯 마을을 보호하는 숲을 보호림이라고 합니다.

 다른 한편, 이곳의 특이한 마을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마을의 지형이 알을 품고 있는 닭의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지형적으로 한쪽이 터져서 부족한 풍수적 결함을 채워주기 위해 숲을 만들었는데 이러한 숲을 바로 비보림이라고 합니다.

 닭뫼마을 숲은 보호림과 비보림 양쪽에 다 해당이 되겠네요.

그럼 닭뫼마을 외에 지금까지 남원에서 아름다운 마을 숲으로 선정되었던 곳을 알아보고 함께 돌아보도록 할까요?

 단풍이 한창인 지금 아주 특별한 테마 여행이 될 듯싶습니다.

 남원에는 유독 유서 깊은 마을마다 아름다운 숲이나 당산나무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2000년 제1회 대회 때 아름다운 숲 대상을 받았던 운봉 행정마을 서어나무 숲, 2001년 제2회 대회 때 장려상을 받은 대산 왈길마을 숲과 운봉 삼산마을 숲, 2006년 제7회 대회 때 우수상을 받은 용성고등학교 숲과 장려상을 받은 주생초등학교 숲, 2009년 제10회 대회 때 장려상을 받은 덕과 사곡마을 숲이 있습니다.
 

 대단하죠? 남원이 보유하고 있는 또 하나의 귀중한 가치입니다.

가을이 가기 전에 한번 돌아보시죠. 나무만큼 오래된 마을 사람들도 낯선 여행자를 보면 무척 반가워할 겁니다.

지리산 둘레길이 지나가는 길에서 약간 비켜있는(처음에는 둘레길이 숲을 지나갔음)운봉 행정마을 서어나무 숲은 아름다운 숲 선정 첫해에 당당하게 대상을 받을 만큼 빼어난 숲입니다.

닭뫼마을 숲과 마찬가지로 비보림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수피가 회색으로 근육질이 울퉁불퉁한 줄기를 가지고 있어서 숲에 들어서면 충만하게 차오르는 기운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지리산을 배경으로 서있는 숲의 나무 사이로 햇살이 쏟아질 때면 눈이 멀어버릴 만큼 아름답습니다.


가을에는 바닥에 떨어진 황금빛 낙엽과 함께 황홀경을 더해주는데요.

 서어나무 숲은 마을과 사람이 숲에 깃들어 생태적 조화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왈길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의 길가에서부터 화려한 마을 숲은 시작됩니다.

 정점에는 마을회관 앞에 마치 부부 나무처럼 358년 된 두 그루의 느티나무 보호수가 있는데 자태가 대단하네요.

 정월 대보름에는 마을 사람들이 나무 앞에서 풍년을 기원하는 당산제를 지금도 올린다고 합니다.

왈길마을에는 실개천을 따라 언덕 위에 50여 그루의 노송이 있는데요. 일제 강점기에 전투기용 항공유로 쓰기 위해서 송진을 채취했던 송탄유의 뼈아픈 수탈사가 나무에 그대로 흔적으로 남아있습니다. 

마을 숲이 문화적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생태관광의 테마도 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주민들이 사는 동네에 와보면 느낄 수 있습니다.

 삼산마을 사람들은 소나무를 닮아 장수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숲이 주는 편안함과 생명력 때문이겠죠.

 이렇게 좋은 쉼터를 바로 집 옆에 두고 사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천 년 적송들이 오랜 세월동안 이고 있는 하늘이 무거워서 굽어지고 휘어진 허리가 신비롭고 애잔합니다.

 이곳의 적송나무 숲은 주민들에게 안녕과 복을 가져다주는 수호신의 역할을 한다는군요.

 삼산마을과 행정마을을 길을 사이에 두고 인접해 있습니다. 

남원 시내에 있는 용성고등학교 교정에 있는 숲입니다. 

우리는 멋진 숲을 찾아 멀리서 헤매고 있지만 실은 가장 가까운 곳에 추억과 함께하는 멋진 풍경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학교와 운동장 사이에 있는 숲을 지나다니는 학생들, 이렇게 아름다운 교정에서 학교에 다닌 학생들 품성은 절로 나무를 닮을 것 같습니다.

숲 속에 있는 학교, 숲으로 매일 등교하는 학생, 자연과의 조화를 인성으로 자연스럽게 배우고 가르치는 남원용성고등학교는 약 50여 종의 나무10만 주가 학교에 식재되어 있습니다.

땅에 떨어진 히말라야시다의 열매를 하나 주워들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브로치가 아닌가요? 교정의 길바닥으로 동백꽃처럼 뚝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오래된 노송, 상수리나무, 삼나무, 메타세퀘이어, 목튤립, 벚나무 등 울창한 숲은 교사, 학생, 지역주민의 휴식과 문화 공간으로 잘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어린이들이 숲으로 등교하는 학교가 남원에 또 하나 있습니다.

교정에 수령 300년이 넘는 소나무가 100여 그루 있는 주생초등학교인데, 학교와 숲이 너무나도 잘 어울립니다.

이 소나무 숲은 땅을 희사하고 손수 소나무를 심어서 가꾼 남강 방해규옹이 만들었습니다.

푸른 기상과 웅장함 속에서 아이들이 꿈과 이상을 자유롭게 펼치고 풍성하게 자라기를 바랐던 것처럼, 소나무에 매달아 놓은 그네와 줄다리에서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솔 향이 가득한 학교 숲은 학생들뿐 아니라 주민들의 쉼터로도 이용되고 있는데, 휴일이면 학교 뒤뜰에서 솔숲야영을 하기 위해 예약을 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수령 300년 남짓 된 노송 70여 그루가 마을의 상징처럼 있는 사곡마을 숲은 주민들의 일상의 휴식처이자 천연기념물인 크낙새의 서식지로도 유명합니다.

마을 어귀의 아름드리 명품 소나무와 길 양옆으로 늘어선 소나무들은 이 마을 주민들의 자부심이라는군요.

조선 시대에 공조판서를 역임한 이상길은 인조 15년 병자호란 때 강화도에서 종묘를 지키다 순절한 충신으로 그 후손들이 이 마을로 이사를 와 정착하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무엇을 남겨줄까 고심하다 심었던 나무라니 자부심을 느낄 만합니다. 

이상 여기까지, 사람과 나무가 공존하고 어울려 생명력이 넘치는 생태 테마관광으로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수상한 전북 남원의 마을 또는 학교 숲을 둘러봤습니다.

이상길의 후손들이 품었던 마음처럼 부디 이 아름다움이 다음 세대까지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면서 눈부셔 슬퍼지는 가을과 이별하고 마을 어귀를 천천히 걸어 나옵니다.

제 뒤로 나뭇잎이 뚝뚝 떨어지네요.

/전북도 블로그기자단 '전북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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