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포항 지진 발생은 도내 초·중·고교 학생들을 위한 안전교육 시스템 강화를 역설하고 있다.

학생들을 위한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안전체험관도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란 주장이다.

지난 15일 지진이 발생한 포항은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만큼 심각한 피해를 봤다.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고 추운 날씨와 여진의 공포 속에서 고통 받는 이재민이 속출했고, 잠정 집계된 피해액만 수백억 원을 넘어섰다.

대규모 재난은 이렇게 엄청난 상처를 주기 마련이다.

필자는 일본 도쿄대학에서 연구하고 있던 지난 1995년 1월에 고베 대지진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지진이 얼마나 무섭고 끔찍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지진 등 자연재해나 대형 인재(人災)에 대한 초·중·고교 학생들의 안전교육을 대폭 강화하고 안전체험관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교육부가 공모한 소규모 안전체험관 확충 사업에 전북도교육청이 선정돼 15억 원을 지원받게 된 것은 다행이다.

덕분에 자체 예산 24억 원을 포함한 39억 원을 들여 부안에 있는 전북학생해양수련원에 해상안전체험관을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

해상사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어 선박 탈출교율 등 9가지 안전체험 교육이 가능한 실내 교육장을 조성해 도내 초·중·고교 학생들이 계절과 기상 상황에 상관없이 상시적으로 해상체험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자연재해나 돌발적인 사고는 갈수록 빈번하고 그 규모도 대형화하는 추세다.

이런 사고는 절대 예고하지 않고 언제 어느 곳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사전대비의 중요성이 더한다.

지진만 해도 날씨처럼 예측 가능한 게 아니다.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불의의 재해나 돌발적인 사태가 발생했을 때 생명을 지키기 위해 취해야 할 심신 양면의 안전 조치를 잘 숙지해야 한다.

전북은 자연재해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해서 ‘전라복(福)도’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전북에서는 지난 1978년 관측 이후 80건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전체 9만3천여 동의 건물 중 내진설계가 적용된 건물은 22% 수준에 불과하다.

언제라도 대규모 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사전에 올바른 대응 지식을 습득해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큰 재해가 발생할 때나 어수선하게 반짝 관심을 보이는 종전의 관행으로는 안전한 전북을 만들기 어렵다.

그래서 부안뿐만 아니라 도내에 추가로 몇 군데 더 안전체험관을 만들 것을 주장한다.

필요하다면, 도내 폐교를 이용해 학생들의 안전교육 체험관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 볼만 하다.

현재 폐교는 민간에 대부 중이거나 마땅히 활용할 방안이 없는 상태다.

이곳에 유치원을 포함해 모든 학교에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머리가 아닌 몸으로 체득하고 연습하는 안전교육관을 세우자는 얘기다.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안전체험 교육이나 지진대피 체험, 소방시설 체험, 심폐소생술 등을 직접 체험하게 하면 만약의 사태에 즉각 대비할 있는 안전교육의 힘이 생기게 된다.

세월호 사건과 포항 지진 발생은 학생 안전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투자, 다양한 대응의 필요성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부안의 해상안전체험관과 같은 안전교육 체험관을 더 만들어 ‘안전한 전북교육’을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서거석 前 전북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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