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 무시한 '꼼수' 통하지 않았다
절차 무시한 '꼼수' 통하지 않았다
  • 이신우
  • 승인 2017.11.30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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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부 발전시설 허가증
자원순환시설 건축허가
고형연료 전력생산 꼼수

시 도시계획위 심의 제동
만성지구 인근 주민반발
환경오염등 부결 이유 4개

공정률 70% 공사중지 명령
업체 이미 500억 투입 난처
행정명령 취소 소송 제기

전주 팔복동 폐기물 고형연료(SRF) 발전시설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 업체는 발전시설에 고형연료를 사용해 전력을 생산하려는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전주시에 제안했다.

하지만 건축허가와 도시계획심의 과정의 전말을 들여다보면 문제는 심각하다.

이 업체는 당초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발전사업 허가증을 교부 받았다.

하지만 전주시 덕진구청에서는 발전시설이 아닌 자원순환시설로 건축허가를 받아냈다.

건축허가를 받아낸 업체는 이번에는 자원순환시설이 아닌 고형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시설로 전주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보려고 했다.

하지만 심의에서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고형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 문제 등이 주된 부결 이유였다.

전라북도로부터 발전사업 허가증을 교부 받은 또 다른 한 업체도 덕진구청에 같은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이 업체는 조건에 맞지 않아 반려됐다.

결국 두 업체 모두 전주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부결’ 결정을 받고 말았다.

인근 주민들은 이들 업체가 발전시설이든 자원순환시설이든 소각과정에서 나오는 환경문제의 심각성과 시설 조성을 위한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며 아우성이다.

전자의 한 고형연료 발전시설 업체는 전주시로부터 고발조치와 공사 중지 및 원상회복 명령을 받고 소송까지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팔복동 발전시설의 추진과정과 문제점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발전시설 추진과 경과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 전주친환경첨단복합 일반산업단지와 전주 제2일반산업단지 사이에 2곳의 자원순환시설 업체가 자리잡고 있다.

A업체는 지난해 5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B업체는 지난해 1월 전라북도로부터 발전사업 허가증을 교부 받았다.

2곳의 업체가 제안한 발전시설 부지는 일반공업지역이다.

제안 내용은 도시계획시설(전기공급 설비:발전시설)이다.

A업체의 부지면적은 3,835㎡로 발전설비 용량만 9,900KW에 이른다.

이를 통해 연간 전력생산량을 7만1,280Mwh로 추산했다.

발전설비에서 소각할 사용연료는 고형연료(SRF)로 1일 215톤 분량이다.

A업체가 팔복동 폐기물 고형연료(SRF) 소각장의 발전시설을 추진하게 된 데는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산자부로부터 발전사업 허가증을 교부 받는 과정에서 산자부는 전주시에 발전사업 허가증 교부를 위한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당시 전주시 해당 과에서는 지자체 의견으로 ‘주민 피해가 없는 조건’으로 단 하루 만에 사실상 동의를 해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을 자초했다.

더 큰 문제는 산자부로부터 발전시설 허가증을 교부 받았던 A업체가 전주시 덕진구청에서 건축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발전시설이 아닌 자원순환시설로 건축허가를 받았다는 점이다.

건축허가를 받아낸 A업체는 다시 자원순환시설이 아닌 발전시설로 전주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보려고 했다.

고형연료를 태워 전력을 생산하려는 발전시설의 본질적 의도를 감춰보려는 ‘꼼수’가 숨어있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B업체도 2650㎾ 발전 용량으로 지난해 1월 전북도에서 발전사업 허가증을 교부 받았다.

앞서 B업체는 지난 2015년 12월 당시 전주시 환경과로부터 대기배출시설 설치 허가증명서를 교부 받았다.

같은 해 8월에는 덕진구청으로부터 폐기물 처리사업계획서가 적정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업체의 부지면적은 864㎡ 발전용량은 2,650KW, 연간 전력생산량은 1만8,216Mwh 추산했다.

B업체가 신설하려는 발전시설의 소각용량은 1일 72톤으로 기존 용량보다 수십 배에 이른다.

이 업체는 기존 소각장의 노후화로 환경기준의 법적 허용치를 넘어서 개선명령을 받은 점과 작은 용량의 시설을 키워 보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덕진구청에 건축허가 신청을 했던 이 업체는 조건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반려됐다.

이후 B업체는 최근 용량을 높여 폐열만을 생산하는 자원순환시설로 신청서를 다시 제출한 상태다.

A업체도 뒤늦게 발전시설이 아닌 자원순환시설로 법적 소송을 진행할 수 있지만 주민들의 건강권과 환경오염을 해결할 방법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잘못된 꼼수 ‘화 불러’  

전주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심의를 통해 2곳의 업체에 제동을 걸었다.

각각 고형연료와 사업장일반폐기물 등을 사용연료로 발전시설 심의를 신청한 두 업체에 대해 ‘부결’ 결정을 내렸다.

고형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 문제 등 각종 부작용이 주된 이유였다.

이들 업체의 발전시설 신축 사업이 추진되는 곳은 대규모 주택단지가 들어설 만성지구 인근이어서 폐기물 소각에 따른 분진 발생 등 환경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이다.

더욱이 A업체는 도시관리계획 결정 이전에 발전시설인 연소시설동과 여과집진기 동을 설치하고 있었다.

인근 주민들의 반발은 거셌고 청와대의 온라인 청원 게시판에까지 폐기물 소각장 설치 반대를 촉구하는 청원이 잇따랐다.

당시 주민들은 폐기물 고형연료 소각과정에서 배출되는 납과 미세먼지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강력 반발했다.

이와 관련 전주시는 제6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업체의 도시계획시설 결정신청에 대해 ‘부결’ 결정을 내린 뒤 지난 10월 28일 이 같은 내용을 통보한 것이다.

시의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부결’은 환경오염 문제와 폐기물 반입문제가 주된 이유였다.

 첫째는 대기질 오염 등 환경문제에 심각성이 나타난다는 점이었다.

두 번째는 폐기물을 반입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 세 번째는 도시계획위원회 자문시 조건부 자문에 대한 조치내용 대책이 미흡하다는 것이었고 네 번째는 국토계획법 및 건축법을 위반했다는 점을 들었다.

문제는 A업체의 2개 발전시설 공정률이 벌써 70%를 넘어선 상태라는 것이다.

앞서 전주시는 지난 9월 27일 A업체에 발전시설 건설공사를 중지하고 원상회복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다음날엔 행정명령과 별개로 국토의 계획 및 법률 위반으로 전주덕진경찰서에 업체를 고발했다.

 원상회복 명령은 신축중인 발전시설 건물을 허물라는 의미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업체는 발전소 신축에 많은 비용이 투자된 상태로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결국 건물을 허물 수는 없다는 판단 아래 전주시에 행정소송(공사의 중지 및 원상회복 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과 법적 쟁점  

전주 팔복동 고형연료 소각장 공사가 중단됐다.

A업체가 제기한 ‘공사중지 명령’ 중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기 때문이다.

전주지법은 지난 24일 고형연료 소각장 A업체가 “전주시가 내린 공사중지와 원상회복명령을 본안 소송 판결 확정시까지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전주시장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서 공사중지명령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업체의 발전시설 관련 공사는 전면 중지됐지만 ‘원상회복명령의 효력을 본 소송 판결 선고 후 14일까지 정지한다’며 업체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과정에서 A업체와 전주시 사이에는 3가지 쟁점이 등장했다.

우선 A업체는 공사중인 시설이 발전시설이 아니라 증기터빈과 발전기에 한정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전주시는 국토계획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의 위치·면적 등을 결정해야 하며, 최초 입안신청 때 미포함 된 고형연료(SRF) 연소동을 포함해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시는 또한 신청인도 SRF 연소동을 포함해 신청하겠다는 조치계획을 제출했고 SRF 연소동을 포함해 결정 신청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두번째 A업체는 국토계획법 제31조 제2항에 따라 SRF 연소동과 여과집진기동 공사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전주시는 도시관리계획 결정으로 당초보다 행위제한이 강화돼 이미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나 공사를 계속할 수 없는 경우 현 기준에 맞지 않아도 이를 인정해 주는 것으로서 본 사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마지막으로 A업체는 도시계획시설 부결처분은 위법하고 부당하므로 취소되어야 마땅하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전주시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대기질 오염, 폐기물 반입, 조건부 자문 대책미흡, 국토계획법·건축법 위반 등의 종합적인 사유로 부결됐다는 입장이다.

한편 재판부는 전주시가 제기한 공사중지와 원상회복명령에 대한 본안소송을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오는 14일 소송 첫 기일을 열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주시는 행정소송과 별개로 국토의 계획 및 법률 위반으로 전주 덕진경찰서에 고발했으며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환경문제 해결-절차적 정당성 확보  

2곳의 업체는 전주시로부터 허가와 심의를 받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산자부나 전북도의 발전시설 허가증 교부는 신재생에너지 관련법 등에 따라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요건만 갖춰지면 허가가 용이할 수 있다.

하지만 환경오염의 문제를 뒤로한 채 충분한 주민들의 의견을 듣지 않은 상태에서 허가를 받고 심의를 통과하려 했다는 점은 가장 큰 지적 대상이다.

정당한 절차적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데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찾아볼 수 있다.

발전사업으로 산자부로부터 허가증을 받은 A업체는 전주시에서는 자원순환시설로 허가를 받았고,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는 발전시설로 심의를 통과하려 했다.

결국 이들 2개 업체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과정에서 ‘부결’ 처분을 받았다.

특히 A업체의 부결사유는 대기질 오염 등 환경문제 심각, 폐기물 반입문제, 도시계획위원회 자문시 조건부 자문에 대한 조치내용 대책 미흡, 국토계획법 및 건축법 위반이었다.

B업체의 부결사유도 대동소이했다.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않은 업체들의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과정에서의 ‘부결’ 처분에 대해서는 ‘당연한 귀결’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해당 자치단체나 업체가 주민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공장을 신축하려 했다는 것이다.

주민건강이나 환경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폐기물 발전시설 신설을 앞두고 주민의 의견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는 것 또한 절차적 정당성을 벗어난 것이다.

주민의 의견을 제대로 듣지 않고 절차를 무시한 행위는 결코 옳은 결정이 아니라는 교훈을 곱씹어야 한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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