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창기자의 한 장의 음반이야기
블루노트 'The Collector's Edition'

2010년 발매 재즈계의 독보적 레이블
1950~60년대 가장 사랑받은 음반 수록

비싸다. 너무 비싸다.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었다.

재즈계의 명문 레이블 블루노트에서 발매한 재즈 명반 모음집 ‘The Collector’s Edition‘으로 무려 25장이 들어있다.

음반가격은 당시 12만원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상황에 제정신으로는 구입하기 힘들었다.

군침만 흘리고 있던 찰나, 몇년 후 우연히 중고서점에서 음반을 다시 만났다.

웬 횡재냐는 생각에 덥석 들고 나온 적이 있다.

5만원에 25장의 음반을 손에 얻었으니 한 장당 겨우 2,000원인 셈이다.

2010년 발매된 이 음반은 재즈계에 독보적인 레이블 ‘블루 노트’사에서 발매했다.

블루 노트는 1939년 설립된 이래 수많은 명반을 남기며 재즈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비록 아티스트 이름을 잘 몰라도 블루 노트에서 발매가 되면 팔릴 정도였다.

그만큼 음반에 대한 신뢰감이나 팬의 충성도가 높은 레이블이었다.

이번 컬렉션은 블루 노트가 1950년대부터 60년대 가장 사랑을 많이 받았던 음반을 재구성했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음반과 중첩되는 것도 있으나 처음 본 앨범도 포함됐다.

이 코너를 통해 이미 소개했던 캐넌볼 애들의 ‘Somethin’ else’를 비롯해 존 콜트레인의 ‘Blue train’, 셀로니오스 몽크의 ‘Genius of modern music’, 소니 롤린스의 ‘A night at the village vanguard’ 등 주옥같은 음반을 다시 만났다.

또 기존엔 잘 몰랐던 아티스트의 만남을 통해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재즈의 흐름도 엿볼 수 있다.

음악애호가 입장에선 아끼는 음반을 듣고 있으며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는 말이 통한다.

일반적으로 한 장의 음반을 통달하는데 2달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 컬렉션은 최소 1년 정도는 끼고 살아야 한다.

담배가 많으면 마음이 흡족해하는 담배 애호가처럼, 들어야 할 음반이 옆에 있으니 이보다 풍족함이 또 어디 있을까.

한 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

이번 컬렉션은 다른 컬렉션과는 조금 다르다.

음반 케이스도 저가를 사용했고, 흔한 설명지조차 없다.

원가절감을 위한 구성이라고 하나 매번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이번 컬렉션 발매는 블루 노트가 회사 운영이 어렵게 되자 고육지책으로 발매했다는 것이다.

한 때 난공불락으로 재즈계 정상을 호령했던 회사가 상황이 변해 이런 류의 앨범을 발매했다는 사실상 믿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앨범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알맹이는 전성기 시절 블루 노트를 대변하고, 저가 종이로 만든 케이스는 현재 블루 노트를 보는 것 같아 일정 부분 수긍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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