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정책위의장 이용호 의원(남원임실순창) 며칠 전 지역예산을 챙겼다고 중앙 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한 중앙 언론은 본 의원이 “지역구 예산 확보를 위해 원내 지도부의 지위를 ‘압박용’으로 사용했다”고 비난했다.

이후 도하 각 언론이 이 사건을 보도했다.

덕분에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잠시나마 유명세를 탔다.

전말은 이렇다.

지난 4일 페이스북에 “이 밤 순창과 임실의 50년 묵은 숙제를 풀기 위해 기재부와 담판을 벌이고 있습니다. 기재부 담당 예산국장이 힘들다고 고개를 흔들길래, 제가 그렇다면 예산 합의를 통째로 깨버리겠다고 압박했습니다.”라고 올렸다.

당시 기재부는 순창 밤재터널과 임실 옥정호 수변도로가 “장기 도로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고, 비용 대비 타당성이 안 나온다”, “지방도로여서 불가능하다”며 완강히 거부했다.

그날 밤 기재부를 끈질기게 설득하여 관련 예산 편입 확답을 받아냈다.

임실 옥정호 수변도로는 이 지역 국회의원이던 정세균 국회의장이 당 대표로 재직하던 시기에도 해결하지 못한 50년 숙원이다.

또 옥정호 수변도로 외에 순창 방축 입체교차로 변경 설치, 남원경찰서 직원관사 신축 등 지역 사업 예산도 확보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중앙과 지역은 양 날개와 같다.

한쪽 날개만 가지고는 날 수 없다.

중앙에서 입법기관으로서의 역할과 국정의 견제·감시자 역할을 해야 하고, 지역 대표로서 지역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

어느 한 쪽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으로서 중앙 정치 무대에서 나름 적지 않은 일을 했다고 자부한다.

이번 예산안 합의 과정에서 미래세대에게 큰 부담이 될 무분별한 공무원 증원을 최소한으로 한정시켰다.

일자리안정자금 직접 지원 3조는 막지는 못했지만 ‘근로장려세제 확대’와 ‘사회안전망 강화’ 등 대안을 제시했다.

한미FTA 재협상 등으로 장래 어려움이 예상되는 농업을 위해 사활을 걸고 협상하여 예산을 1% 인상시켰다.

새만금공사 설립 법안을 통과시키고, 관련 예산을 확보한 것도 큰 성과다.

증액된 전체 SOC 예산 1조 2,129억 중 호남에 배정된 몫은 3,304억원으로 약30%에 이른다.

이는 본 의원을 포함한 국민의당 호남 의원들이 민주당과 공조를 통해 확보한 것이다.

호남은 오랜 동안 정권으로부터 차별을 받아왔다.

사회간접자본 투자에서 소외되었고, 산업생산 기반도 취약하다.

재정자립도는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때문에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예산 배분에서 호남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합리적이다.

제3당 의원으로서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

그러다보니 지역 예산을 챙기기 위해서 좀 무리한 표현을 사용했고, 뜻하지 않게 이번 파장의 주인공이 됐다.

표를 먹고 사는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의욕이 넘쳐서 벌어진 일인데, 그것이 비난 받을 일이라면, 그 비난은 감내하겠다.

고향을 위해, 지역을 위해 일하려는 열정으로 너그럽게 봐주시기 바란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