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회 사상 최연소 회장 취임
경기 악화 외지업체 잔치 우려감
82% 미만 하도급 계약 관행 금지
하도급전담부서 신설 업체 보호
지역업체 무조건 배제 관행 개선
SOC 투자위축 속 활로찾기 최선

전북 건설업이 위기다. 경기 위축과 외지 건설업체에 밀려 도내 건설업체들이 벼랑 끝에 서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건설투자 감소에 따른 경기불황 진입이 유력해지고 있어 건설업계의 경기 불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로 인해 장기 불황에 대비할 수 있는 방향과 외지업체의 잠식을 막기 위해 도내 건설사들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심점이 절실하다.

그 역할을 전문건설협회 전북도회 사상 ‘최연소’ 회장에 취임한 김태경 회장이 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건설업계의 베테랑으로 도내 전문건설업체의 위상을 높여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는 김 회장을 만나 전북건설의 현주소와 구체적인 추진 전략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편집자주 


▲먼저 대한전문건설협회 전라북도회 제 11대 회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영광스러운 자리이면서 책임감이 막중한 자리라 어깨가 절로 무겁습니다. 과거 협회 부회장직을 맡아 회장을 보좌하며 간접적으로 접해봤지만 실제 회장직을 수행해 보니 이렇게 힘이 들고 임무가 막중할 줄을 미처 몰랐습니다.
하지만 젊음과 제 손으로 회사를 일군 경험을 무기로 용기와 패기를 갖고 실질적으로 도내 전문건설업계가 발전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입니다. 전문 건설인들이 건설현장의 새벽을 열어간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저와 협회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전북은 지역 경기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그런데 요즘 건설 경기가 어렵다는 말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도내 건설 상황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계십니까? 

“경기가 전체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에 공공·민간 발주물량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일거리가 감소해 건설사들의 경영난이 극심해 지고 있는 것이지요. 건설업 역시 대기업 위주로 짜여있는 데다 아파트 역시 토종 브랜드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해서 발주물량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꾸만 ‘외지업체 잔치’라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여기에 앞으로는 더욱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SOC사업 예산을 축소하고 복지 예산을 늘리고 있는 만큼 새만금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큰 상황입니다.
하지만 얼마 전 전북도가 새만금예산을 제대로 챙겼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전북은 비관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문제는 외지업체가 또다시 시장을 잠식한다면 지역 건설업체들의 사정은 나아질 게 없다는 점입니다, 이에 도내 건설업계가 얼마나 전북의 몫을 찾는지가 관건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임기 동안 어떻게 협회를 이끌어 나가실 계획이십니까? 운영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가장 먼저 현장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불법적인 하도급 계약 관행을 바로 잡는 데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입니다. 현행법에 원청사가 도급받은 금액의 82% 미만으로 하도급을 주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으며 그 미만으로 계약을 체결할 경우 저가하도급 심사를 받게 돼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면 계약서 등을 작성, 불법적인 하도급 계약이 성행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 같은 저가 하도급은 부실시공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적자시공으로 인해 전문건설업체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이 같은 불공정 하도급 계약을 뿌리 뽑을 것이며 전문건설업체들이 적정한 공사비를 받고 소신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이어, 도내에서 시행되는 대규모 민간공사의 지역업체 하도급율 제고를 위해 하도급전담부서를 신설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전북도에서 운영해 온 ‘지역건설산업활성화 위원회’와‘건설공사 수주단’의 활약으로 인해 공공공사부분의 하도급률은 높아졌지만 민간건축부분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혁신도시와 에코씨티, 만성지구와 효천지구 등 도내 대규모 공동주택 건설시장을 외지 대형건설업체들이 독점하면서 도내 전문건설업체들의 수주난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우리 땅에다 집을 짓고 입주민들도 대부분 도민이지만 외지 건설업체들이 공사를 진행하면서 도내 업체들을 철저하게 배제시키고 있습니다. 사실, 타 지역에서는 도내 건설업체가 아파트를 지을 경우 해당 지자체 공무원들이 지역 업체 하도급 비율을 60%까지 맞추라고 반강제적으로 독려하고 있지만 도내에는 이런 노력이 부족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하도급을 주더라도 마른수건 짜기식으로 도급 계약을 체결, 공사를 해도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에 이 같은 적폐를 청산하고 도내 건설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행정기관에 하도급전담부서 신설이 필요합니다. 해서 각 행정기관에 지속적으로 건의, 반드시 하도급부서 신설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지역 건설업체 하도급 참여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가 실질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무엇이든지 형식적으로, 생색내기용이 아닌 실제 구속력을 최대화해 도내 건설사들의 몫을 지켜 나겠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수주난이 가중되면서 뿔뿔이 흩어진 협회사들이 똘똘 뭉쳐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제각각의 목소리가 아닌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화합을 이끌어 내고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기업 현장을 돌며 건설인들과 소통하고 또 소통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지역의 건설업의 발전을 위해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할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무엇보다 도내 건설사들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도, 지역 업체라 감당할 수 없다는 말로 기회조차 주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하지만 이는 핑계일 뿐입니다. 도내 건설사들이타지역에서 수주해 오는 실적이 그 근거입니다. 해서 지역 업체라는 이미지, 편견을 개선하고 그동안 지역 업체를 무조건 배제해온 관행을 반드시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협회 건설사는 물론 관련 기관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협회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건설업은 정책에 민감, 해서 SOC 투자 위축에 따른 어려움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려움 속에 희망도 있습니다.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함께 노력해 갈 것입니다. 또한 지자체에서도 지역 건설업계에 화색이 돌 수 있도록 건설업계의 목소리를 귀담아 주시기 바랍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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