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사진이야기

도솔천에 내려앉은 눈꽃이 청량함과 포근함을 뽐낸다. /사진작가 유달영
도솔천에 내려앉은 눈꽃이 청량함과 포근함을 뽐낸다. /사진작가 유달영

도솔천의 화려했던 꽃무릇의 유혹도, 가을 단풍잎의 화려함도 사라져가고, 도솔천 주변에 늘어서 있는 모든 것들이 하얀 순백의 이불을 덮고 깊은 잠에 빠져든 듯하다.

세상이 하얀 눈 속에 잠긴 것 같다.

나무들도 고운 꿈을 꾸고, 졸졸 흐르는 개울물도 살얼음 아래서 쉬는 듯싶다.

이번 사진은 가을이면 색색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던 이곳에 하얀 눈이 나뭇가지에 살포시 내려앉은 모습과 순백의 포근한 솜이불을 덮은 듯한 도솔천과 어우러져 한 장의 사진에 담아 보았다.

온 세상이 붉고 아름답게 펼쳐져 곱디고운 모습을 한껏 자랑하던 가을을 맘껏 느껴보기도 전에 스치듯 지나 가버리고, 한없이 깨끗할 것만 같은 하얀 세상 속으로 들어와 있다.

한 계절이 우리의 인생처럼 길고 느린 것 같지만 찰나인 양 빠르게 지나갔음을 한 장남은 달력을 바라보며 흐르는 시간의 빠름을 새삼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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