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문화유적-일상장소 누비며 본보에
연재한 100편의 시-글-사진 함께 수록

우리 시대 원로시인 고하 최승범의 신간 ‘신전라박물지’(시간의 물레)가 발간됐다.

책은 고하 최승범 교수가 직접 보고 느낀 전북의 모든 것을 대상으로 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한 편의 시로 엮어냈다.

때론 평범한 것, 가끔은 역사적이고 문화적 가치가 높은 것들이 최승범 교수의 시로 소개가 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네 삶과 함께한 것들에 대한 이미지와 생각이 한 편의 시로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시의 소재는 신선함도 없고 낯설지도 않다.

오히려 지극히 평범함이 새로 재탄생되는 것에 놀랍기만 하다.

책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문화적 가치가 높은 곳 뿐 아니라 바쁜 일상생활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곳까지 찾아간다.

100편의 시 중 유일하게 ‘견훤왕릉’만 충청도에 소재해 있을 뿐 99편은 모두 전북에 자리하고 있다.

물론 전주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묻어달라는 견훤의 유언을 감안하면 마음만은 이 역시 전북에 있음이 분명하다.

지금은 사라져 흔적조차 없는 전주 선너머 미나리밭이나 모악산 밑 탱자나무 등 신전라박물지는 다루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비록 예전 모습과 달라졌어도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들을 통해 전북의 변화된 모습을 상기하고, 또 챙겨보는 소중한 기회도 되고 있다.

때문에 비록 소소한 것이라도 한 편의 시를 통해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고 있으며, 특별한 곳은 새로움으로 전달되고 있다.

책은 또 시 100편과 함께 관련 글과 사진을 함께 수록했다.

함축적 언어로 표현된 시가 어려운 사람에 대한 배려로 전북중앙신문 조석창 기자가 함께 했다.

또 ‘신전라박물지(新全羅博物誌)’ 제호는 전북 유명 서예가 산민 이용이 팔을 걷고 나서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100편의 시와 글은 전북중앙신문에 2015년 3월부터 2017년 2월까지 꼬박 2년 동안 연재됐다.

고하 최승범 교수는 “신전라박물지는 프랑스 르느와르박물지처럼 전북의 모든 것을 담아내고 싶었다.

과거 알고 있던 곳과 현재 찾은 그 곳은 너무나 변해있고, 이 변화된 모습을 되챙겨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며 “이런 작업을 또다시 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지만 소소한 일상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멋진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전북 남원 출신인 고하 최승범 교수는 1958년 현대문학에 시조를 발표하며 문단에 등단했다.

이후 전북문인협회장, 전북예총 회장, 한국언어문학회장 등을 역임했고, 정읍시조문학상, 한국현대시인상, 가람시조문학상, 한국문학상, 목정문화상, 민족문학상, 제1회 한국시조대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 ‘한국수필문학연구’, ‘남원의 향기’ 등과 함께 시집 ‘난 앞에서’, ‘자연의 독백’ 등이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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