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할 정도로 자신의 삶을 노래했던 흑인 아티스트
처절할 정도로 자신의 삶을 노래했던 흑인 아티스트
  • 조석창
  • 승인 2017.12.14 1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석창기자의 한 장의 음반이야기
빌리 홀리데이 'Lady in Satin'

피해가지 못한 그녀의 쓸쓸한 죽음

훌륭한 아티스트는 외롭다.

대중들과 호흡하는 작품들은 놀랍고 경이롭게 보일 수 있지만 개인적인 문제로 들어가면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대부분의 경우는 아니지만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게 이들의 양면 인생이다.

화려한 무대와 주목받는 스포트라이트에 비하면 이들의 개인사는 외롭고 불쌍하며 때론 처참하기까지 하다.

클래식계에선 마리아 칼라스가 떠오른다.

타고난 목소리로 수많은 클래식 애호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지만 한 개인의 이야기는 비극 그 자체다.

반복된 결혼과 이혼으로 굴곡된 삶을 살았고, 결국 1977년 53세란 길지 않은 나이에 약물중독과 우울증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쓸쓸하게 세상을 떠나게 된다.

자살이란 의혹도 제기되기도 했다.

프리마 돈나로서 화려한 무대를 장악했고, 소프라노로서 세계 최정상을 호령했지만 쓸쓸한 최후를 맞이한 것이다.

마리아 칼라스 음반은 몇 번 접했지만 실상 끌리지는 않는다.

녹음연도가 오래돼 음질이 좋은 음반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재즈쪽으로 눈을 돌리면 마리아 칼라스와 비슷한 여가수가 있다.

빌리 홀리데이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고, 자신의 분야에서 최정상을 달렸다.

개인사는 잔혹했으며 마지막 역시 쓸쓸한 죽음을 피해가지 못했다.

10살 때 성폭력을 당한 빌리 홀리데이는 이후 성장을 하면서 흑인이란 이유로 각종 설움을 당했다.

하지만 사람의 폐를 찌르는 듯 탁한 그녀의 목소리는 사람들이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이후 재즈계에서 가장 위대한 목소리란 평을 받을 정도로 화려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개인사는 그리 화려하지 못했다.

불행의 연속이란 표현이 오히려 더 적당하다.

두 번의 결혼과 이혼 그리고 그 뒤를 찾아온 알코올 중독과 마약 중독은 한 사람의 인생을 처참하게 뭉개버렸다.

일부에선 그녀의 처참한 말년은 유년 시절 겪었던 아픈 기억부터 인종차별 등이 혼합되면서 발생한 복합적인 문제로 여기기도 했다.

44세인 1959년 빌리 홀리데이는 ‘마약 중독 말기’란 병명으로 세상을 떠나게 됐고, 이후 재즈계에선 처절한 정도로 삶을 노래했던 여가수를 만날 수 없었다.

이번 앨범은 그녀가 죽기 1년 전 발매했던 ‘Lady in Satin’이다.

빌리 홀리데이의 가장 대표곡 ‘I’m A Fool To Want You’가 수록된 음반이다.

이 곡은 수년 전 국내 대기업의 CF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면서 다시 한 번 관심을 받기도 했다.

‘빌리 홀리데이를 흉내 낸 보컬리스트는 많지만 그녀를 뛰어넘을 보컬리스트는 앞으로 찾기 힘들 것이다.

닳아 벗겨질 때까지 이 음반을 듣고 또 들을 것이다’ 음반 해설지 내용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이 한 장의 음반이 가진 의미는 매우 의미심장이다.

자칫 들뜬 연말,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주저없이 빌리 홀리데이의 ‘Lady in Satin’을 추천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