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대한민국 대표, 한국체험 1번지’라는 비전 실현을 위해 핵심 사업으로 내건 ‘소리창조클러스터조성사업’이 원점에서 재검토되면서 부실대응이란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 사업은 수 년 동안 예비타당성 조사과정이 진행됐지만, 최근에야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재추진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특히 도는 전라감염 복원지역 내 문화시설을 통해 이 사업을 추진할 계획으로 복원과정이나 활성화 단계 등까지 파장이 미칠 수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14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최근 기획재정부는 소리창조클러스터조성사업 예타 진행 과정의 재추진을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이 사업은 지난 2015년 12월 예타 조사대상사업으로 선정된 후 다음 해 1월부터 기재부 산하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을 통해 경제성 분석 등 예타 과정이 진행됐다.

도는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면 5년 동안 1천540억 원을 투입, 전주 한옥마을 인근에 소리창조원 건립 등을 계획했다.

(가칭)소리융합기술상용화지원센터을 통해 프랑스의 국립음악·음향연구소(IACAM)와 같은 소리콘텐츠 생산과 산업화를 추진하겠다고 홍보해 왔다.

하지만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예타과정이 장기화됨과 함께 1차 점검회의(2016년 9월)를 거쳐 제출된 수정보완계획서(2월 28일)에서 사업규모가 기존 1천540억 원에서 821억 원까지 축소됐다.

이어 지난 7월 개최된 2차 점검회의에서 기재부는 사업의 핵심시설인 소리창조원을 바탕으로 재 기획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예타을 담당하는 연구기관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으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상 2년 동안 진행된 예타 과정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한 채 원점부터 다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도는 예타진행을 위해 기획서작성부터 다시 시작하는 상태였다.

도는 콘텐츠진흥원 예산(1억)으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을 통해 보고서를 재 기획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사업이 늦어지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당장 이 사업은 지난달 16일 복원공사가 시작된 전라감염 내 문화시설을 중심으로 사업추진이 구상돼 왔다.

전라감염 문화시설을 활용해 음원개발과 음악제작기술, 소리융합 전문 인력양성, 창작 등 소리와 음원, 음악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구상돼 왔다.

이 사업은 전라감염 복원이나 활성화의 한 축을 담당해온 것이다.

예타과정이 장기화된 만큼 전라감염 복원이나 활성화 과정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여기에 도는 ‘대한민국 대표, 한국체험 1번지’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한국적 문화원형 1번지’와 ‘한국체험관광 1번지’를 목표로 제시해 왔다.

‘한국적 문화원형 1번지’의 핵심 사업으로 이 사업을 일 순위로 포함시켜 왔다.

그만큼 이 사업은 도의 문화·관광분야에서 핵심 사업으로 지목돼 왔다.

도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사업조차 지켜내지 못한 것이다.

도 관계자는 “소리창조클러스터조성사업의 구성이 연구개발(R&D) 사업들이 많이 포함돼 경제성이 낮게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예타진행을 위한 사업계획서 작성을 꼼꼼히 챙겨서 KDI 예타진행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