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거리 청년음악극장서 진행
남녀노소 시구절 나눔 훈훈해
방수미 갈대가되어 창으로 표현

어두컴컴한 조명 아래 가면을 쓴 채 시를 낭독한다.

가면으로 인해 누군 지 알 수는 없지만 한 줄 한 줄 읽어가는 시에 공감하며 저물어가는 한 해 마지막 소망을 글로 달랬다.

지난 15일 동문거리 청년음악극장에서 진행된 ‘가면 낭독회’는 전주문화재단이 시를 주제로 소통과 교류의 장을 만들고자 마련됐다.

사전에 참가한 30여명은 가면을 쓴 채 자신의 차례가 오길 기다렸고, 초보 낭독자부터 얼핏 들어도 전문 낭독자가 분명한 시 한 구절 한 구절에 마음을 실어 보냈다.

참가자들은 어린 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다양한 계층이 참가했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시에 자신의 감정을 듬뿍 담아 보내면 지긋하게 눈을 감고 자세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가면 외에도 자신만의 닉네임을 사용해 관심을 모았다.

‘미숫가루를 먹는 하마’를 비롯해 ‘감성돔’, ‘동문백작’, ‘물신’, ‘소프로’ 등 개성 넘친 닉네임들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닉네임 여원은 “편안하고 부담없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젊음을 느꼈다”고 피력했고, 또 신석정 시인의 손자가 출연해 자신의 아버지의 낭독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사회를 맡은 방수미 명창은 ‘판소리를 배운 적이 없다’고 운을 뗀 뒤 정오승의 시 ‘갈대가 되어’를 판소리로 멋지게 불러 갈채를 받기도 했다.

시낭독을 가장 잘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황금빛가면상은 실력 대신 뽑기로 선정해 이날 행사성격을 대변했다.

전주문화재단 김창주 생활문화팀장은 “오늘 행사는 누구나 설 수 있는 무대이면서도 용기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자리다”며 “저물어가는 한 해를 맞아 올해를 되돌아보고 돌아오는 내년의 소망을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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