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부모 진술 신뢰 못해"
강력범죄 연루 염두해 두고
아중저수지까지 수색범위 확대

고준희 양이 실종된지 31일째인 18일 전북소방본부 대원들이 전주시 아중호수에서 수중 영상 카메라를 이용해 수중수색을 하고 있다. 고 양은 지난 달 18일 실종돼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김현표기자
고준희 양이 실종된지 31일째인 18일 전북소방본부 대원들이 전주시 아중호수에서 수중 영상 카메라를 이용해 수중수색을 하고 있다. 고 양은 지난 달 18일 실종돼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김현표기자

전북 전주에서 발생한 고준희(5)양 실종사건이 31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실종 인근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해짐에 따라 강력범죄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18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고 양이 실종된 인근지역을 전방위로 수색 중인 경찰은 부모 행적 조사도 병행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의심할 만한 증거는 찾지 못했으나 부모 진술을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다는 입장도 내놓고 있다.

준희양의 수사를 담당하는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실종 여아 수색과 별개로 부모에 대한 수사도 함께하고 있다"며 "부모 진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 폐쇄회로(CC)TV 분석과 함께 행적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준희양 부모를 의심할 수 있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며 "섣부르게 단정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지난 8일 준희양 아버지 고 모씨와 양어머니 이 모씨 신고로 집 주변을 수색했으나 이날까지 이렇다 할 흔적을 찾지 못했다.

이에 지난 15일 준희양에 대한 실종경보를 발령하고 지구대와 파출소, 역, 터미널 등에 사진과 인적 사항이 담긴 전단 4,000여 장을 배포키도 했다.

경찰은 장기간 수색에도 뚜렷한 증거나 제보가 없자, 준희양이 강력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까지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이 수색 범위를 집 주변 기린봉(271m)과 전주아중저수지까지 넓힌 것도 이러한 이유로 풀이된다.

이날 처음으로 이뤄진 저수지 수색에는 헬기와 고무보트 2대, 수중 영상검색 장비가 동원됐으나 물이 언 데다 바람이 거세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경찰관 등 180여 명이 투입된 기린봉 수색도 준희양과 관련된 흔적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만일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소방당국과 함께 아중저수지 수색을 했다"며 "준희양과 관련된 흔적을 찾을 때까지 수색 반경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준희양은 지난달 18일 외할머니가 자리를 비운 사이 덕진구 한 주택에서 실종됐다.

당시 양모 이씨는 "남편과 다투고 집에 왔는데 친정 어머니가 돌보던 딸이 없어졌다. 아빠가 데리고 간 것 같아서 그간 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지난 8일 경찰에 뒤늦게 수사를 요청한 바 있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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