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문화계 결산보고

영화제, 사회적 논쟁 반영
특색있는 행사 자리매김 등
소리축제, 기대 부흥 못해
대형프로그램 부재 아쉬워
전라예술제 지원금 논란등
무형유산 영상축제 관람객
관객외면 '그들만의 잔치'

올 한해 전북엔 크고 작은 축제가 진행됐다.

전주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전주세계소리축제 등 굵직한 대형축제가 눈길을 끌었고, 전라예술제나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 무대공연작품 페스티벌 등 다양한 축제들이 펼쳐졌다.

전주영화제 경우 그동안 쌓아왔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기회가 된 반면 소리축제는 그동안 행보에 비하면 약간은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나머지 행사들도 크고 작은 점을 남기며 내년을 기약했다.

올해 도내에서 열린 축제를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전주국제영화제

올해 전주영화제는 ‘영화표현의 해방구’란 기치를 내걸고 현 사회상을 반영하는데 힘을 기울였다.

독립영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채 충실히 그 길을 걸은 것이다.

특히 올해는 그 기치를 더욱 확고히 했으며, 그동안 논쟁 속에서 상영이 어려웠던 작품들을 대거 마련하면서 ‘대안과 독립’의 기치를 보여줬다.

또 올해는 특히 올해는 논쟁과 시대에 물음을 던진 영화들을 한데 모아 ‘프론트라인’ 섹션을 신설해 불편한 진실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이런 행보는 지난 대통령 탄핵이나 대선 정국과 맞물리면서 전주영화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여타 영화제와 다른 전주영화제만의 자리매김에 한 몫 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영화제가 너무 편협한 주제에만 몰두해 자칫 영화제 운신의 폭을 스스로 줄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돼 향후 행보에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행사 기간 내내 관객과 소통하는 창구들이 다소 부족해 질적 성장에 따른 소소한 부분이 다소 미약하다는 평을 받았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올해 소리축제는 객석점유율이나 관람객 참여도 등을 볼 때 예년과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예전부터 선보였던 프로그램이 안정화되고, 공간 활용도도 훌륭해 커다란 결점없이 무난한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보여줬던 실험적이고 변화된 모습을 올해는 맥을 잇지 못했다.

매년 변화와 시도를 하던 소리축제 행보로 볼 때 매우 이례적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다.

올해를 대표하는 신규 프로그램을 찾지 못했고, 개막 공연 역시 매년 보여줬던 갈라 형식으로 진행돼 새로운 것을 원하는 관객의 입맛을 맞추지 못했다.

대형프로그램 부재도 올해 아쉬운 대목이다.

야외공연장에서 축제 기간 내내 펼쳐졌던 야외공연이 올해는 축소 진행됐고, 일반인들의 눈높이를 고려한 공연이 사라지면서 축제마저 축소된 듯한 인상을 남겼다.

그럼에도 축제가 끝나면 반복적으로 되풀이됐던 ‘정체성’ 언급문제는 사라지게 된 것은 매우 의미있는 결과다.

최근 소리축제가 보여줬던 행보를 비춰봤을 때 이제는 ‘정체성’을 운운할 정도에서 과감하게 탈피했다는 증거다.


△그 외 축제

전라예술제는 올해 정읍에서 진행됐다.

매년 가을에 열렸던 축제가 올해는 벚꽃축제에 맞춰 봄에 열렸다.

전라예술제는 전북예총 산하 10개 단체가 마련한 공연과 전시가 펼쳐져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공연장과 거리가 떨어진 곳에 전시장이 마련되면서 장소 이원화 현상이 생겼고, 축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정읍의 일부 예술단체가 지원금 배분 문제로 잡음을 일으키면서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무형유산원에서 열린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는 축제의 정체성을 확보했지만 관객들의 외면으로 그 의의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올해는 ‘놀이하는 인간, 문화를 만들다’란 주제로 관련영화 31편이 상영됐다.

하지만 상영장은 관계자들을 제외하곤 몇 몇 관객만 앉아 있어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에도 지적대상으로 떠올랐지만 변화 없이 진행되면서 축제 개최 여부에 대한 의문까지 발생했다.

올해 처음 열린 전북문화관광재단의 ‘전북무대공연작품 페스티벌’은 총체적 난국을 보인 채 막을 내렸다.

지난 7월 소리전당에서 전북 18개 단체가 한 데 모여 열린 이번 행사는 행사 주체의 실종, 홍보 부족, 공연장 장소 겹침, 공연 질의 편차 등으로 많은 논란을 받았다.

당초 지원단체별로 장소와 시기를 달리했지만 올해는 장소와 시간을 한 데 모아 열흘 동안 페스티벌 형식으로 진행됐다.

한 장소에서 동시다발로 작품을 올리면 비교감상 등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여기저기서 문제가 터지면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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