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북압승 목표넘어
장기집권 플랜가동
일부 기초단체 포기
전략공천으로 승부

국민의당
27일 통합 전당원투표
호남중진등 반통합파
安대표직 사퇴 전개해
양측 "당 떠나라" 성토

연말연시, 전북 정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의당 정계개편이 내년 지방선거 구도를 완전히 바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북은 전통적으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인사가 강세를 보였는데, 내년 지방선거 구도는 더 복잡하게 짜여지게 됐다.

여당인 민주당과 복수의 야당 그리고 무소속 후보 등 1여다야 구도의 선거전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

민주당은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의 도내 선출직 평가 등을 포함해 공천 심사 일정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당발 야권 혼란으로, 민주당의 공천 작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국민의당이 지방선거 약세로 평가되면서, 민주당 중앙당 안팎에서 개혁 전략공천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어서다.

국민의당내 혼돈상이 야권에 국한되지 않고 민주당의 지방선거 공천 작업에도 직간접 영향을 주고 있다.
/편집자주

# 집권 민주당, 지방선거 ‘욕구’ 더 커졌다

국민의당 분당설이 확산되면서 불똥이 집권 더불어민주당의 지방선거 공천으로 튀고 있다.

지난 5.9 대선으로 집권여당이 된 민주당은 타 정당을 압도하는, 과반 이상의 확고한 정당지지율을 확보해 왔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전국 선거는 물론 전북 선거에서의 압승을 목표로 해 왔다.

그러나 국민의당 내분 사태로 민주당의 ‘욕구’가 더 커졌다.

단순히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넘어, 10~20년 이상의 진보 장기 집권 플랜을 가동하자는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진보 정권 10년 이후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권이 9년을 잡았는데 이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만큼 적어도 향후 10년 이상 집권하는 확실한 진보 정부를 수립하자는 것이다.

이 같은 시나리오는 여권 핵심부에서 계속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민주-진보 정권 수립에 큰 공이 없는 인사들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을 세워야 하며 이런 분위기 속에 개혁 공천 작업이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국민의당의 내홍이 없었다며 민주당은 기존의 지방선거 전략을 그대로 이행했을 텐데, 경쟁 정당인 국민의당이 흔들리면서 “이번 기회에 민주당이 더 개혁적으로 공천하자”는 것이다.

한 마디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더 개혁적이고 파격적으로 국민에게 어필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서울, 영남, 충청 등 전국 선거는 물론 전북 선거에서도 혁신적인 공천을 명분으로 전략공천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중앙당에서 시도당의 공천권에 일정부분 관여하게 되면, 전북의 경우에도 현재 지방선거 가도에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이들이 전략공천될 수 있다.

전북의 일부 기초단체장을 포기하더라도 문재인 정부-진보 정권의 국정철학에 적합한 이들을 공천하는, 여당의 승부수인 셈이다.


# 국민의당 분당설, 브레이크가 없다

국민의당은 지난 20일 안철수 대표의 긴급 기자회견 이후 창당이래 최악의 혼돈 상태에 빠졌다.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론과 관련해 전당원투표를 실시하자고 선언했고 그 결과에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전당원투표 예상 일정은 27~28일 온라인투표, 29~30일 ARS 투표를 거쳐 31일 최종 결과 발표다.

안 대표의 기자회견 이후 국민의당은 의원총회, 당무위원회에서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가 격하게 맞붙었다.

하지만 전당원투표가 당무위원회를 통과함에 따라 안 대표의 구상대로 전당원투표가 실시된다.

호남 지역구 의원 상당수의 반발에도 불구, 안 대표의 통합 추진 로드맵이 그대로 진행되는 것.

이에 맞서 호남 중진을 포함한 통합 반대 의원들은 안 대표의 대표직 사퇴, 통합 반대 운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특히 국민의당 소속 전북 의원 7명 중에선 통합에 찬성하는 김관영 의원(군산)을 제외하곤 6명이 사실상 통합 반대 입장이어서 통합 반대 운동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소속인 정운천 의원(전주을)은 양당 통합의 선봉에 서서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전개되면서 결국 국민의당은 통합파와 통합 반대 세력이 갈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양 측 다 분당에 대한 명분을 쌓는 상태로 파악돼, 문제는 현재와 같은 당내 혼란상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통합 측이나 반대 측이나 모두 상대를 향해 당을 떠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 전북 지방선거, 1여다야 구도로 변화

최근까지 예상됐던 지방선거 구도는 원점에서 다시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집권 민주당과 국민의당 중심의 1여1야 그리고 무소속의 틈새파고들기 경쟁으로 예견돼 왔지만 국민의당이 갈라지게 되면 민주당, 국민-바른정당 통합, 통합반대 그룹, 무소속 등 1여다야 구도가 확실해지게 된다.

이 경우 민주당은 과감하게 개혁공천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고 국민의당-바른정당의 통합파와 통합 반대 측은 자중지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바른정당이 분당되면 양 쪽에서 복수의 지방선거 후보가 나오게 되고 여기에 지방선거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무소속 그룹도 어부지리가 가능해진다.

1여다야 구도에선 당연히 여당의 우세 가능성이 크다.

도내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은 이런 사태를 우려해 “분당하면 통합파나 반대 쪽이나 모두 공멸한다”고 지적해 왔다.

더욱이 국민의당은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내년 지방선거 후보군조차 제대로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분당까지 되면 도내 국민의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최악의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김종회 전북도당위원장 직무대행(김제부안)은 “분당은 절대 안 된다”며 안철수 대표에게 통합 논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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