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대표 독단 통합 절차 강행시
도내 국민의당 의원 탈당 시사
무소속 지선 치를시 지지율 부담
도당, 사실상 인물 영입 올스톱
일각 "불가피, 당력 집중해 통합"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할 것을 제안한 데 대해 전북지역 정치권이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통합에 반대해온 호남 중진 의원들은 안 대표를 향해 ‘호남에 비수를 꽂은 폭거’라며 비난의 수위를 높이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안 대표의 제안은 탈당의 둑을 허문 것’이라는 격앙된 반응까지 나오는 등 분당 수순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편집자주



△국민의당 지선 입지자들 혼돈=전북은 내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발 기류가 가장 심각한 가운데,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으로 불안정하게 유지돼 온 4당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국회의원들은 총선이 아직 많이 남아있지만 내년 6·13 지방선거에 나서야 할 광역·기초의원 등 지역 정치권의 심경이 복잡하다.

외견상으로 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우세하지만 안 대표가 전당원 투표 카드를 꺼내면서 탈당 등 집단행동을 결행하기 녹록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북도의회 국민의당 소속 한 도의원은 “안 대표의 발표는 당을 분열과 혼란으로 이끄는 것으로 즉각 중지돼야 한다”며 “통합에 대한 찬반으로 당대표의 재신임을 묻겠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며, 당원을 협박해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겠다는 오만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국민이 만들어 준 제3당의 역할에 충실하고 내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당장 비대위라도 꾸려야 하지 않겠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대표가 독단으로 통합을 위한 절차를 강행한다면 이를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탈당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탈당이 간단치 않음을 시인하기도 했다.

또 다른 시의원은 “투표를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어떤 결론도 나지 않은 상태에 탈당하기도 사실 애매하다”며 “투표가 끝난 뒤 탈당하는 것도 시기가 맞지 않아 이래저래 걱정스럽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전북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국민의당 후보들은 탈당 후 기득권을 포기하고 무소속 등으로 지방선거를 치르기엔 현실적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귀뜸한다.

이와 달리, 일각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반응도 있다.

기초단체장 출마를 준비중인 한 입지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 이상의 갈등은 안 된다”며 “조속히 당력을 집중해 통합 논의를 끝내고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결국 지역 정치권은 통합 반대 기류에도 불구하고 안 대표의 발언으로 지역 정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무소속 출마 가능성 높아=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둘러싼 국민의당 내 내분이 커지면서 국민의당 전북도당은 사실상 인물 영입이 올스 톱된 상태다.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데도 막대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도당은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해 정당을 내세우기 보다는 인물론을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전략으로 경쟁력 있는 인물 영입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지만 남아있는 대표주자들 조차 당을 떠나질 모른다는 위기감에 빠져있다.

실제로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지방의원들을 거취에 대해 심각한 고민 중이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지방의원들의 탈당을 어떻게든지 만류하고 있는 상태지만, 반발은 쉽지 않는 상황이다.

통합이 성공하거나 실패해도 이에 따른 데미지는 고스란히 국민의당 소속 입지자들 몫이기 때문이다.

지역정가에서는 현재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에 힘입어 민주당 입지자들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이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당의 이미지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제대로 뛰어보지도 못한 국민의당 소속 후보들만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는 힘들 것이라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결국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피해자는 전북 등 호남권 기초와 광역 의원들과 단체장 출마 입자들이라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의 통합 선언은 전북 등 호남 민심에 전쟁을 선언한 것과 같은 것”이라며 “국민의당이 결국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의 지각 변동을 몰고 올 것이다”고 말했다.

/박정미기자 jungmi@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