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시신야산에 묻어" 자백
친부-계모등 3명 시신유기
혐의등 구속··· 갈비뼈 3개
골절-멍자국 학대치사무게

실종된 고준희(5)양의 시신이 29일 새벽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한 야산에서 발견돼 경찰 감식반원들이 옮기고 있다. 

단순 실종된 줄로만 알았던 고준희(5)양이 친부 등의 조작극으로 감춰진 자백이 실토되면서 지난해 12월 29일 군산의 한 야산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고준희(5)양 시신 유기를 공모한 혐의를 받는 친부 내연녀 이모(35)씨가 31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전주 덕진경찰서를 나와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또 준희양을 야산에 매장한 친부를 비롯해 내연녀, 내연녀 친모에게 시신 유기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적용돼 이들 모두가 구속됐다.

이로써 준희양 시신을 직접 유기하거나 범행을 공모해 구속된 사람은 친부 고모(35)씨와 이씨 친모 김모(61)씨 등 모두 3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경찰은 준희양 사망 경위를 밝혀내 양 혐의보다 법정 형량이 높은 학대치사 또는 살인 혐의로 이들 3명에 대해 강력 처벌한다는 입장도 보이고 있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친부 고모(36) 씨와 내연녀 이모(35) 씨, 이씨 어머니 김모(61) 씨에게 시신 유기 혐의가 적용됐다.

고씨와 김씨는 '숨진 아이를 야산에 묻었다'고 자백했고 내연녀 이씨는 관련 혐의를 부인했으나 통신기록과 행적조사에서 가담 정황이 드러났다.

이씨가 지난 8일 "아이가 실종됐다"며 경찰에 거짓 신고한 것이 3,000명이 넘는 경찰력을 허비하게 만든 사태를 유발했고 경찰은 이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판단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들은 "아이가 숨져 있었다"고 입을 모을 뿐 사망 경위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이처럼 준희양 사망에 대한 의문점이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선 살해설과 학대치사 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최근 확보된 고씨 진술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부검 소견에 따라 학대치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과수는 '시신 몸통 뒤쪽 갈비뼈 3개가 골절됐다'는 소견을 경찰에 통보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황만으로 섣불리 타살 가능성을 제기할 수는 없지만 '자세하게 수사해봐야 할 부분'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밖에 경찰은 최근 "다친 준희 양 발목에 멍이 들었고 그 자리에서 피고름이 나오기도 했다"는 고씨 진술에 따라 다친 아이를 방치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준희 양이 어떤 경위로 사망에 이르게 됐는지 밝히는 게 이번 수사의 관건"이라며 "수사 결과에 따라 현재 적용된 혐의보다 형량이 더 높은 혐의를 적용해 가족에게 책임을 물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준희양 친부 고씨는 과거에 “아이 때린 적 있다”고 경찰조사에서 진술하면서 경찰은 이 폭행으로 준희양이 사망에 이르게 됐는지 집중 조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고씨는 점차 유연한 진술을 내놓고 있다"면서 "곧바로 사건 퍼즐을 짜 맞출 수 있는 유의미한 답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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