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수도 전주문화 띠 잇기 #2

"김승수 시장, 전통 문화등 지원사업 바람직해"
대사습 발전-홍보해 희로애락 판소리 지켜내고
가치 보존해 국가적 명품브랜드로 세계에 선봬야

일찍이 김구 선생은 우리 민족이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이 있다면 오직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했다.

모두가 선망하고 갖기를 염원하는 융성한 문화의 원천은 무엇일까? 예로부터 한 시대의 문화가 커다랗게 융성했던 배경에는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국가 또는 특정 세력의 정책적 지원이 있었다.

중세유럽의 문화예술을 꽃피웠던 르네상스도 거대한 부를 이룬 이탈리아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의 지원이 없었다면 역사에 기록될 수 없었을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보티첼리, 미칼렌젤로 등 인류역사에 별처럼 빛나는 수많은 인물들이 마음껏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유럽문화를 크게 부흥시킨 르네상스의 토대를 마련했던 것이다.

스페인의 천재적 건축가 가우디의 뒤에 구엘이라는 후원자가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인류사에 불멸의 걸작으로 남을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종대왕이라는 후원자가 없었으면 장영실이라는 천재 과학자 또한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예에서 보듯이 높은 수준의 문화가 꽃피우고 자생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정책적 지원은 문화발전의 아주 중요한 힘이요 수단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김승수 시장이 전주를 파리나 로마같은 세계적 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글로벌 문화도시로 발돋움시키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전통문화 복원 및 계승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지원사업들을 펼치고 있는 일은 탁월한 정책적 선택으로 보인다.

한 도시의 번영과 발전의 원동력을 그 도시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우리 전통문화에서 찾은 것이다.

결국 남이 가지고 있지 않은 우리 전통문화를 차별적 경쟁력으로 보았다.

그것을 집중 지원함으로써 조그마한 나라의 지방도시를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큰 비전을 세운 것이다.

참으로 현명한 전략이라 아니 할 수 없을 것이다.

2017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소장 문화재인 ‘바이에른 막시밀리앙 2세 책상’ 복원에 사용되어 그 우수성이 널리 알려진 한지, 연간 관광객 천만 명을 넘어서 세계적인 관광잡지 ‘론리 플래닛’이 선정한 아시아 3대 관광도시로 선정된 한옥마을, 대한민국의 가장 많은 인간문화재 보유 도시, 이러한 성과들은 전주시가 무엇에 집중하고 투자하고 있는지 말해 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겠다.

우리의 전통문화, 그것도 전주가 내세울 수 있는 대표적인 것으로 판소리를 빼 놓을 수 없겠다.


판소리는 3-4백년전 전라도 지방을 중심으로 생겨난 독특한 전통음악의 한 장르이다.

북 장단을 반주 삼아 무대에서 창자가 펼쳐내는 1인 오페라라고 할 수 있겠다.

전주는 유독 귀명창이 많고 판소리를 좋아하는 애호가들이 많은 도시이다.

문화라는 것도 결국 공급과수요라는 경제의 관점에서 보면 전주만큼 판소리가 성행하고 발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도시도 없을 것이다.

3백여년전 숙종 때 궁술대회로 시작되어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며 오늘날 한국을 대표하는 판소리 경창 대회로 자리매김한 대사습놀이가 왜 전주에서 지속되고 성공을 거두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근본을 잃어버린 어설픈 퓨전음악이 성행하고 판소리의 정체성이 모호해져 곱고 예쁘기만 한 소리가 판을 치는 현실이다.

거칠고 탁하게 내지르는 진솔한 목으로 인간사 희로애락을 노래했던 우리 판소리의 원형을 지켜내는데 있어 전주 대사습놀이가 제 역할을 다 해 주었으면 좋겠다.

삼성이라는 명품브랜드가 하루 아침에 얻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꾸준히 투자하고 홍보하여 전주대사습과 같은 대회를 판소리를 세계에 소개할 수 있는 대표적 명품브랜드로 육성하는 일은 아주 훌륭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세계유수의 문화도시들과 경쟁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전략적 수단은 결국 가장 우리다운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육성하는 일 일수 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전주시가 전통문화자산을 보존하고 육성함으로써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는 매우 현실적이다.

전주시의 이러한 노력으로 말미암아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 전통문화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는 르네상스 시대가 오기를 간절히 소원해 본다.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송재영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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