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곳 전수조사 43곳만 설치
연기감지-가스차단기 불량
화재발생시 대형사고 우려

전북지역 요양병원대다수도 밀양과 다르지 않았다.

요양병원의 절반가량이 화재발생 시 초기진화의 기본인 스프링클러조차 설치되지 않아 화재발생시 대형참사를 피할수 없을것으로 조사됐다.

30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소방본부가 요양병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한 결과,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요양병원은 전체 82개소 중 43개소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전주 완산구에 위치한 H요양병원은 지난 2007년 6월 개설돼 병상 수만 803개, 바닥면적이 2만2천883㎡에 달하는 대형병원이지만 스프링쿨러조차 설치되어 있지않았다.

특히 이 병원은 최근들어 환자들이 급증하고있는데도 화재안전설비는 뒷전이었다. 

또다른 전주 덕진구에 위치한 260병상의 S요양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J요양병원은 224병상, Y전문병원은 139병상 등 중형병원들이지만 스프링클러 설치는 외면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다수 치료받는 요양병원 특성을 감안하면, 화재 발생 시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과 같은 대형사고로 연결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런데는 요양병원 측의 화재발생에 대한 안일함과 법률적 미비함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스프링클러 설치를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필요한데다 지난 2015년 이전까지 스프링클러 의무화를 명시한 법률조차 부재했다. 

그나마 지난 2015년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소방시설법)’이 개정되면서 정신병원과 요양병원의 스프링클러 설치를 강제화 시켰지만 이 또한 요양병원은 오는 6월까지 스프링클러 설치를 완료토록 기간을 유예한것이다. 

이 같은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요양병원들이 스프링쿨러 설치가 미뤄져 밀양 세종병원과 같은 대형참사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도내 요양병원들의 화재 취약함은 이뿐 아니다. 

도와 14개 시군 보건소, 소방본부 등은 지난해 2~3월 국가안전대진단을 실시한 결과, 도내 요양병원들은 가스누출 차단기가 작동이 불량이거나 배전판 손잡이 파손, 연기감지기 불량, 자동화재탐지장치 미비, 비상발전기 수동운전, 가압음수장치 압력스위치 불량 등 41건의 미비점이 적발됐다. 적발된 사항 상당수가 화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는 부분이다.

그만큼 도내 요양병원은 화재 발생에 취약하거나, 관심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도 관계자는 “요양병원의 특성상 화재발생시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화재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화재발생시 신속한 전파와 감지, 진화 등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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