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선 '여립아 여립아'··· 르포르타주처럼
정교한 묘사-기축옥사 전말 영화처럼 전개

역사의 현장을 또박또박 눌러쓴 듯한 기록이자 당대의 그날을 되살린 치열한 르포르타주의 금자탑을 쌓은 소설이 발간됐다.

신춘문예 출신의 저자 박이선이 역사 속에 묻혀 있는 정여립의 삶과 죽음을 촘촘히 되살려 낸 회심의 역작이다.

마치 르포르타주(기록문학)처럼 당대의 역사를 정교하게 묘사, 정여립과 기축옥사의 전말을 영화처럼 숨 가쁘게 전개시키면서도 당대 반상의 의식구조에 냉정히 포커스를 맞췄다.

수년에 걸쳐 당대를 복원한 저자의 진정성이 역사를 통해 현대를 고찰시키는 역사소설의 진면목을 이 작품에서 유감없이 드러낸 것이다.

저자는 정여립을 조선조 최초의 공화주의자라 평가하면서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이 작품 ‘여립아 여립아’를 펴냈다.

“어떻게 하면 그를 지금 이 순간 살아 있는 인물로 불러올 수 있을까.소설밖에 없었다.그가 꿈꾸던 세상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러한 저자의 진정성은 첫 장을 펼치면서부터 여지없이 느껴질 수 있는데 무엇보다 당대의 현장을 고스란히 복원해낸 필력이 놀랍다.

사료의 고증을 철저히 거쳐 작품으로 되살아난 당대의 인물들 정여립, 정철, 송익필, 지함두, 변숭복.

그 많은 인물들 하나하나에 저자는 각각의 숨결을 불어 넣어 주었다.

냉철히 역사를 바라보는 안목이 있어 가능했던 작업이 아닐 수 없다.

그 덕분에 독자는 당대를 치열하게 살아갔던 인물들의 일거수일투족에 투영된 내면의 소리까지 가감 없이 들을 수 있게 된다.

그야말로 역사의 한 장면을 입체적으로 바라볼 기회가 생긴 셈이다.

르포르타주를 연상시키는 촘촘한 기록은 저자의 성실함에서 기인된 바, 역사소설의 진면목을 이 작품이 성취해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단적으로 말해 ‘여립아 여립아’는 기축옥사 전후 과정이 각각의 인물들 고백성사처럼 진솔하게 표현되어, 각각의 시점으로 그 옥사를 총체적으로 묘사해 놓았다.

그래서 그 어떤 사료보다 이 작품에는 기축옥사와 정여립,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조선 사회와 인물들의 면면이 뜨겁게 녹아 있다.

당대의 현장을 살려낸 그 철저한 기록.

르포르타주의 금자탑을 이 작품이 이루어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닌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저자 박이선은 전북 남원 출생으로 단편소설 ‘하구’로 도내 일간지 신춘문예 소설 당선, 장편소설 ‘이네기’로 대한민국디지털작가상 수상, 단편소설 ‘연실이’로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저서로는 ‘춘포’, ‘이네기’가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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