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본사 정부에 지원 요청
한국철수 압박카드 꺼낼듯
1만 2천여명 생계달려 긴장

GM군산 공장이 오는 4월까지 조업을 중단한 것과 관련, 군산경제가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에 이어 한국GM도 군산공장 폐쇄를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GM본사가 최근 우리정부에게 금융지원 등을 요청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정부결정에 지역민들의 이목이 쏠려있다.

9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장관은 ‘GM과 협의하고 있느냐’는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이 만나 협의했다”며 “한국GM의 경영상황과 계획 등에 대한 얘기가 오고 갔다”고 밝혔다.

이어 ‘증자 및 금융, 재정 지원 얘기가 있었느냐’는 질의에도 “그렇다”고 답해 GM과 자금 지원 여부는 물론 방식과 구조조정 방향 등을 놓고 이미 ‘기싸움’을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국GM은 전북 군산과 충남 보령에 공장을 운영 중에 있다.

그러나 지난해에만 6천 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스파크·크루즈 등을 생산해 온 한국GM의 수출 물량이 급감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재고가 쌓이면서 군산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20%대로 떨어졌고, 실적 부진에 노조는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까지 나섰다. 

군산공장에는 2천 여명의 직접공용 근로자가 있으며, 인근에는 130여곳의부품협력사에서 일하고 있다.

직원수만 1만2천 여명에 달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도 20%에 가깝다.

군산공장은 2013년 GM이 유럽에서 쉐보레 차량 판매를 전면 중단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바 있다.

이곳에서는 쉐보레 차량 중 상당수가 유럽에 수출됐다.

이후 2014년 군산공장 생산대수는 8만4000대로 급감했고, 2016년엔 3만4000대로 더 줄었다.

1일 2교대로 가동하던 생산라인은 2015년부터는 주간에만 가동하고, 현재 근로자들은 한달에 겨우 7~8일 정도만 근무한다.

이 때문에 한때 3천671명에 달했던 근로자 수는 2천200명 정도까지 줄었다.

이 같은 사태가 수습되지 못하면서 결국 배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한국 정부에 자금 지원까지 요청하게 된 것이다.

GM이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려면 2대 주주(지분 17%)인 산업은행도 5천 억 원을 투자해줘야 한다. 

GM이 압박하는 ‘한국 철수’ 카드엔 30만 명의 일자리가 걸려있어 정부도 한국GM에 대한 추가 지원과 구조조정을 통해 회생을 노릴지, 최악의 경우 철수도 감수할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정부는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산업부가 주무부처지만 기재부도 관련 부처 간 협의를 조율하고 있다”며 “30만명의 일자리가 걸려있어 여러 가지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은 지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 사이 수출실적이 반 토막이 났다.

관세청의 시도 수출입실적에 따르면 전북의 수출실적은 지난 2011년 128억 달러에서 2017년 63억 달러로 수출액이 절반 이상 하락했다.

이는 경기 침체 속에 한국 GM군산공장의 지속적인 생산물량 감축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등 지역경제를 악화시키는 요인들이 속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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