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수도 전주 문화 띠 잇기 프로젝트#6 홍만섭 국악동호인

차기 이사장 분열된 보존회 통합등 절실
저변 확대등 정체성 입각한 보존회 필요
국악인 위에 군림하지 않고 뜻 같이 해야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가 곧 차기 이사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송재영 현 이사장만 단독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변이 없는 한 차기 이사장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되면 보존회는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기회가 될 예정이다.

그동안 보존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까지 갖가지 시련을 겪어왔다.

심사위원 뇌물파동 사건 이후 지난해 초부터 기존 집행부가 물러나고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하는 절차를 밟아왔다.

하지만 이내 법정 다툼에 휘말리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 열린 대사습 대회에서 제외되기도 했고 보존회 내부 동력마저 잃어버린 상황이 됐다.

보존회는 신발을 동여매고 올해 2월 신임 이사장을 선출한 뒤 새로운 출발을 예고했다.

하지만 새 해가 되지 마자 일부 회원들이 또 다시 소를 제기하면서 새 출발의 발목을 잡았다.

다행스럽게 소를 제기한 측은 대사습의 커다란 발전이란 큰 틀에서 한 발 물러섰고 우연곡절 끝에 차기 이사장을 선출하는 과정에 이르렀다.

오는 24일 보존회 총회에서 선출되는 차기 이사장은 어깨가 막중하다.

우선 분열된 보존회 내부를 추슬러야 한다.

보존회는 두 번의 법적 다툼을 겪으면서 심각한 혼란 상태다.

한 단체의 수장으로서 내부 회원들의 단합과 결속에 힘써야 한다.

비슷한 맥락으로 땅에 떨어진 보존회 위상도 다시 올려놔야 한다.

심사위원 뇌물파동은 보존회 위상을 나락까지 떨어뜨렸다.

게다가 보존회 역시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여 주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상황을 보여줬다.

대통령상이 취소되면서 대사습 대회 역시 같은 모양새다.

떨어질 데로 떨어진 보존회 위상을 하루 빨리 올리는 게 시급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보존회가 존재해야 할 이유를 알리는 것이다.

단순하게 대사습대회를 치르는 조직으로 남아서는 안된다.

보존회가 왜 있어야 하며, 보존회 고유의 업무가 무엇인지 알려야 한다.

없다면 만들어야 한다.

기존처럼 몇 몇 지엄한 소리꾼들의 개인적 조직이 아닌 소리고장 전북에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지 보존회 내부는 이참에 각성을 해야 할 때이다.

현재까지 여러 상황을 겪으면서 보존회 내부조차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게다.

하지만 곧 차기 이사장이 선임이 되면, 보존회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제는 서로 뜯고 욕하는 모습은 보이지 말아야 한다.

국악 동호인들 뿐 아니라 도민들 모두 이런 모습에 지치고 있다.

국악인들 또는 도민들이 등을 돌린다면 보존회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대사습 대회를 반드시 보존회가 치러야 한다는 의무감도 이제는 일정부분 상실된 상황이다.

우리가 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올리기 이전에 보존회를 먼저 되돌아보자.

뼈를 깎는 모습을 통해 보존회의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국악의 수도 전주에서 보존회 역할이 무엇인지 곰곰이 고민해야 한다.

더 이상 국악인 위에 군림한 채 국악인들로부터 외면 받는 기존 모습은 안된다.

얼핏 생각해도 할 일은 많아 보인다.

판소리 저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며 정상적 운영을 통한 대사습 대회의 원위치도 시급하다.

또 도내 수많은 국악인들의 구심적 역할을 해야 하며, 신인 등용문의 길도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이사장 역시 나름의 계획이 있을 터.

제17대 이사장은 보존회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에 힘을 기울여주길 간곡한 바람이다.

/국악동호인 홍만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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