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사진이야기

전주향교

전주향교에 눈이 내려 한층 깊은 고고한 느낌을 연출한다. /사진작가 유달영
전주향교에 눈이 내려 한층 깊은 고고한 느낌을 연출한다. /사진작가 유달영

전주의 아름다움 중 하나이자 전통 혼례 공연 등 옛 멋을 즐길 수 있는 향교.

지방민들의 교육과 교화를 위해 창건된 곳으로 사시사철로 색을 갈아입어 어떠한 계절에도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기도 하다.

새하얀 눈이 내리고 순백의 코트를 입은 모습 또한 이곳의 매력이라 생각된다.

유교에서 충성과 지조를 상징하는 것 중 하나인, 연륜이 있는 은행나무를 품에 안고 아름 다리 순백의 꽃들을 품에 담아 오랜 시간이 지남에도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그 순백한 고결함에 감탄이 아니 나올 수가 없었다.

눈길 아래로, 어렴풋 보이는 돌길 끝에 새워져 있는 누각이 그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사람의 발자국 하나 없는 고요한 향교 안에서 때 타지 않는 눈송이 들이 머리맡과 대지 위를 살포시 덮어 주는 모습은 마치, 옛 선비들이 서로의 의견을 오고 가던 오래된 전통의 모습이 지금 나의 눈앞에서도 보이는 착각마저 들게 하였다.

한겨울에는 한옥마을의 외곽에 위치하여 사람의 발길이 다른 명소보다 드문 전주향교, 때로는 좀 더 발걸음을 옮겨 우리가 보지 못하고 지나갔던 소소한 감동을 찾아보는 건 어떠할까.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