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선 현대무용단 공연
22일부터 우진문화공간
자연 모티브 스토리텔링
서정-드라마틱 연출 선봬

창단 20주년을 맞는 강명선 현대무용단이 기적을 향한 또 다른 여정을 시작한다.

영상작가 탁영환과 사진작가 김종선 그리고 무용을 떼놓고 온전한 인생을 그려내기 힘든 제자들과 함께 하는 ‘강명선 현대무용단 20주년 기획전-바다의 시선’이 22일부터 28일까지 우진문화공간에서 펼쳐진다.

지난 1999년 국내 최연소 무용단으로 창단한 강명선 현대무용단은 그동안 자연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설화를 스토리텔링해 서정적이고 드라마 같은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외국무용의 불모지였던 전북에 현대무용 인구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저조했던 무용수준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큰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극장 속 한정된 관객과의 교감에서 과감하게 탈피해 자연과 바닷가로 그 무대를 확장시킨다.

스스로의 자유로움을 가두어버리는 극장 속 춤 대신 지는 석양과 휘몰아치는 바람, 도시의 불야성과 빌딩 숲이 이번 무대의 배경이다.

무대가 아닌 자연에서 바다를 담아내고 세팅되어 있지 않은 전시공간에 영상과 사진전을 통해 그동안 끝없이 고민해왔던 정답의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이를 위해 실제 지난해 무용단은 부산 해운대, 제주도 성산포 앞바다, 신라호텔, 부안 수목미술관 등에서 촬영을 진행한 바 있다.

무용수들은 바람과 바다에 몸을 맡긴 채 안무를 펼쳐갔고, 이내 바다는 공연장이 돼 창작의 새로운 지평을 넓혀갔다.

이런 시도는 기존에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낮선 시도로 현대무용의 미적 아름다움과 새로운 창작의 욕구를 실려 보내는 무용단의 바람을 엿볼 수 있다.

또 무용이란 독립된 예술장르의 벽을 무너뜨리고 인접예술과 끝없는 실험과 만남을 통해 그 해법을 찾고자 한 발걸음이다.

강명선 대표는 “20주년을 준비하며 색다른 기획으로 다시 시작이라는 정적을 울려보려 한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무용단이 되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해왔다”며 “춤으로 모든 걸 말하려 욕심을 부렸던 지난 시간들이 작품을 반성하면서 다시 비워내는 작업을 위한 긴 여정을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작업을 함께 한 탁영환 영상작가는 “20년 한길을 걸어온 외길의 한 점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누구나 비슷한 표정과 느낌이 있다”며 “첫 만남에서 꽃을 닮았던 여인은 이제 세월을 품은 고고한 나무로 보인다.

한해 두해 애정을 가지고 작업을 하면서 이들의 퍼포먼스엔 무언가 특별함이 있음을 알게 됐다.

그 이야기를 풀어내려 한다”고 밝혔다.

김종선 사진작가는 “전북의 열악한 환경에서 지역 현대무용발전에 무던하게 노력했고, 이 열정적인 단원들의 춤향기를 지난 10년 동안 담아왔다”며 “무용단의 열정과 노력이 피사체가 돼 많은 에너지와 가능성을 열어준 고마운 친구들이다.

이들의 긴 여정과 함께 걸어갈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전주 전시에 이어 익산에서 만날 수 있고, 가을에는 부안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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