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년중 꽃소비 가장 많아
김영란법 시행후 소비 위축
소비자 보존화-건조화 선호

도내 화훼업계가 실종된 졸업시즌 특수에 울상을 짓고 있다.

경기침체와 김영란법으로 이미 꽃 소비가 위축될 대로 위축된 데다 소비 트랜드 변화로 ‘시즌 특수’ 자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올겨울 한파에 따른 난방비 부담이 가중됐던 화훼농가들의 한숨 소리도 깊어지고 있다.

22일 초·중·고등학교가 밀집된 효자동 일대 중·소형 꽃집 6곳의 매출을 확인해 보니 이달 들어 매출이 지난달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1일 2017년도 학위수여식이 진행된 전주대학교 인근의 꽃집들 역시 이전과 달리 매출이 늘지 않았다.

보통 2월 초부터 중순까지 초·중·고 졸업식이 집중, 이후 대학교 졸업식이 진행된다.

또한, 문화로 정착된 밸런타인데이(14일)까지 있어 2월은 1년 중 꽃 소비가 많은 달로 화훼업계가 손꼽아 기다리는 달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경기가 위축되면서 2월 매출이 예년 같지 않은 가운데 김영란법 시행 이후 꽃 소비가 더욱 위축, 여기에 프리저브드 플라워(보존화)나 드라이 플라워(건조화) 등을 선호하면서 생화를 주로 취급하는 꽃집을 찾는 소비자가 급격히 감소했다.

이에 꽃집 대부분 예전과 달리 인근의 초·중·고 졸업식에 크게 대비하지 않았으며 매출 역시 평달과 별반 다르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규모가 작은 꽃집일수록 매출이 급감했던 지난해보다 올해 사정이 더욱 악화, 졸업시즌 특수는 고사하고 경영난에 따른 업종 전환을 심각히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연초등학교 부근에 위치한 화니 피는 꽃집 직원은 “그래도 어제 전주대 졸업식이라 예약과 오전에 꽃다발을 찾는 사람들이 좀 있었다”며 “하지만 이전과 눈에 띄게 줄었다. 초중고 졸업식 때는 매출이 거의 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인근의 S 꽃집은 장미나 안개 소량만 가져다 놓았을 뿐 이전과 달리 졸업식을 겨냥한 사전 준비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꽃 소비가 급격히 감소한 만큼 다양한 종류의 꽃을 가져다 놔봐야 팔리지 않아 되레 손해만 본다는 이유에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화훼농가들 역시 한숨을 쉬고 있다.

현재 가장 인기가 많은 장미 한단(10송이)의 도매가격이 전달보다 약 2~3천원 오른 1만 5천원에서 2만원 초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프리지어 역시 지난해보다는 소폭 오른 2천원 중반대의 보합세를 유지, 안개나 튤립 등도 한파로 인한 생육여건 악화로 인해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전달보다는 가격이 올랐다.

하지만 최종 단계인 소비가 위축된 만큼 농가들은 가격 상승이 별 의미가 없다는 반응이다.

더욱이 올겨울 한파로 인해 난방비 부담은 물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의 악재까지 겹쳐 생산비가 상승, 이를 감안하면 오히려 마이너스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입꽃이 화훼 시장을 점점 잠식해 가고 있다는 점 또한 농가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완주군에서 프리지어를 재배하고 있는 이기성 씨는 “졸업시즌에 맞춰 꽃을 출하하기 위해 난방비 부담을 감수했지만 소비자 위축되면서 농가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며 “이에 해마다 업종을 변경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화훼농가가 전체적으로 위기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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