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3일 GM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국GM에 대한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군산공장의 폐쇄를 결정했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로 수많은 노동자들이 생계를 잃고 군산경제는 심대한 타격을 입었던 터라 이 소식은 설 명절을 앞둔 군산시민에게는 망연자실할 정도로 큰 충격이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GM 군산공장은 군산 경제의 양대축이다.

군산 수출의 42.7%를 점유하고 있으며 2만명의 근로자, 7만명이 넘는 근로자 가족의 생계가 달려 있는 곳이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로 5천여명이 실직했는데 GM 군산공장이 폐쇄되면 군산조선소의 2.6배인 1만3천여명이 직장을 잃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군산지역 총생산의 15.7%가 감소하고 지역경제는 황폐화 될 것으로 우려된다.

더욱이 한국 사업 철수를 무기로 정부에 대규모 재정지원을 요청한 GM의 투자계획안에 군산공장 살리기는 아예 빠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왜 또 다시 군산공장인가? 반면에 울산과 경남 통영, 거제도, 전남 영양의 조선소들은 지금도 건재하다.

가슴이 터질듯이 더 답답한 것은 우리 전북의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진행되었거나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다.

남원의 서남대학교 폐쇄, 익산의 넥솔론 청산, 전주시 팔복동 공단의 BYC 공장 폐쇄 및 해외 이전, 완주 하이트맥주 봉동공장 매각문제 등이 쓰나미처럼 급습하고 있다.

그렇다고 도지사와 시장, 군수, 국회의원들이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노조와 시민단체 등이 앞장서서 수 천명, 수 만명이 데모를 하고 농성을 하면 해결될까? 그렇게 해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끝내 공장의 문이 닫혔다.

평소에는 기업에 무관심하거나 대중영합적인 반기업적 행태를 보이다가 경영난에 처해 공장폐쇄라는 극단적 상황에 직면하자 해당 기업에 경제 외적 압박이나 강요를 통해 공장을 계속 가동하도록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반기업적 이미지만 가중 시킨다.

이제는 보다 깊은 고민과 심층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

이는 전북호의 좌표를 제대로 잡는 일이다.

낙후와 차별의 전북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희망과 성장의 전북으로서의 위상을 밑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쌓아가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급변하는 시대에 적극 대응하는 총체적인 리더십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전북도민은 나라 전체의 경제를 생각하며, 한국경제를 선도하는 지역경제의 틀을 내다보고, 지역문제도 한국경제 전체의 문제와 연관지어 크게 바라보는 시야를 갖추어야 한다.

그래서 국가 전체의 부조리하고 퇴행적인 부분을 청산하는 것을 자신들의 또 하나의 과제로 생각하고, 일반 시민의 이익과 기업의 이익을 함께 고려하고 일상적으로 동반자 관계를 가져야 한다.

시장, 군수들도 평소에 기업의 애로를 혼신을 다해서 해결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더 근본적인 각종 인프라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과 계획, 준비를 철저히 하여야 한다.

그렇게 쌓인 기업친화적 이미지가 어려운 시기에 상생의 길을 찾는데 결정적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군산의 눈물, 더 나아가 전북의 눈물을 닦고, 자부심 가득한 전북이 되는 날은 언제쯤 올까?  

/진봉헌 변호사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