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극단 명태' 前 대표
손-허벅지 만지고 야한농담
일삼아··· 동료들 침묵 일관
前 대표 "상처받은분에 사죄"

전주연극협회 소속 배우 송원(31)씨가 26일 오후 과거 몸담았던 유명극단 '명태' 최경성 전 대표의 성추행 사실을 고백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주연극협회 소속 배우 송원(31)씨가 26일 오후 과거 몸담았던 유명극단 '명태' 최경성 전 대표의 성추행 사실을 고백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명 연극배우들의 성추행 폭로로 시작된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운동’이 전국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가운데 전북지역에서도 한 여배우가 극단 대표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고발이 폭로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도내 연극계에서 12년 차 활동중인 여배우 A씨(31)는 26일 전북경찰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8년 전 자신이 소속됐던 유명극단 '극단 명태' 최경성 전 대표(50)씨에게 성추행과 상습적인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그녀는 이어 "최씨의 성추행 사건은 단원을 모집키 위해 만든 전북대학교 뮤지컬 동아리 MT에서 일어났다"면서 "당시 최씨는 MT 장소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손과 허벅지를 만지며 추행했고 도착한 뒤에도 따로 저녁을 먹으며 야한 농담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실 그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은 충동이 컸지만 23살 어린 초보 연기자였기 때문에 최씨에게 미움을 받게 될까 봐 매우 조바심이 컸다”면서 "당시 최씨는 자리를 피하려는 나에게 윽박을 지르며 모텔 안으로 데려갔고 모텔 안에서도 옆자리에 눕히고 성희롱과 성추행을 이어 나갔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런 와중에도 내 자신이 가장 힘들었던 점은 그날 이후 주변 사람들에게 당시 상황을 말하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극단 동료들은 침묵으로 일관했던 것이라면서  " 지난 8년이 지나 미투 운동이 확산되는 상황에 최씨를 폭로하는 이유”라고 토로했다.

게다가 "최씨는 내가 입단한 2006년부터 개인적인 일이나 극단 문제를 상의한다는 핑계로 불러 여자 이야기를 하고 밤 늦게 문자를 하며 성희롱을 했다"면서 "이후 집안 사정을 핑계로 제가 극단을 탈퇴했는데 최씨는 '남자관계자 복잡하다'는 이유로 나를 내쫓았다고 소문을 냈다.

또 다른 단원으로부터는 ‘네가 대표를 꼬신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은 적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제가 극단을 떠나 1년 넘게 연기를 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아픈 기억에 힘들어 하는데도 불구하고 최근 최씨는 성화 봉송 주자로까지 나서며 잘 사는 모습에 억울함과 무기력함을 느꼈다"면서 "저 말고도 다른 피해자가 3명 더 있는 것으로 안다.

그들은 끝내 용기를 내지 못하고 세상에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저는 미투 운동에 동참하는 뜻에서 최씨에 대한 처벌과 진정한 사과를 거듭 요구한다”면서 “앞으로 저 같은 피해자가 또 다시 나오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최씨는 "변명은 하지 않겠다.

나로 인해 상처받은 분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면서 “ 그 당시 일들을 가볍게 생각했던 나의 무지를 후회하고 반성한다.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운동’에서 자유롭지 못한 내 자신이 부끄럽다.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해명했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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