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계승하는 대보름맞이 마을 문화축제가 지난 2일 서서학동 흑석골에서 진행됐다.

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이번 흑석골당산문화축제는 흑석골만의 대표적 문화행사일 뿐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모두 모여 한마음 한뜻을 밝히는 소중한 자리였다. 

축제는 당산문화축제 제전위원회 주관으로 매년 정월대보름을 맞아 흑석골 만남의 광장 당산나무 아래에서 서서학동 주민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기 위해 준비됐다. 

흑석골 당산제는 동네 어머니들이 좀들이 쌀을 모아 100여 년 전부터 시작되었으며, 마을의 공동 우물을 1년 내내 주민들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축원하는 의식과 함께 거행되어 왔다. 

당산제는 대체로 정초나 1월 14일 밤 자정 무렵에 올리는 것이 통례인데, 보통 마을과 관련이 있는 당산에서 마을 주민 전체를 위해서 거행된다.

따라서 지역이나 마을에 따라 진행 방식이나 형태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지만 당산제의 목적이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다.

또한 당산제는 마을 사람 모두가 참여하여 이장선출, 마을 일 년 행사 결산과 시업을 계획하는 큰 행사였으나 지금은 일부 마을에서 관습대로 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이번 행사는 당산제전위원회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준비와 함께 약 600여명의 마을 주민들이 참석 하였으며 식전행사인 지신밟기, 살풀이 공연을 시작으로 본행사인 제례의식, 부럼나누기와 식후행사로 투호, 윷놀이 등 다채로운 전통놀이체험으로 진행되었고 마지막 달집태우기로소원지에 각각의 소원을 적어 한 해 동안의 안녕을 염원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특히 이번 축제를 통해 각박한 도심 속에서 우리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켜 선조의 얼을 지키는 값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또 수백 년 흔적과 사연을 간직하고 묵묵히 서 있는 당산목 아래에서 신성당수호당산지신을 모신 자리에 귀한 시간을 낸 주민들도 매우 깊은 의미를 느끼는 기회가 됐고, 300년 동안 서서학동을 지켜 온 당산목을 더욱 잘 지켜 앞으로 300년을 더 이어갈 마음의 준비를 하는 계기가 됐다. 

올해 축제를 위해 제전위는 행사 추진담당별로 위원회를 조직하고 주민이 화합하는 문화축제가 될 수 있도록 부럼나누기, 음식체험, 민속놀이, 달집태우기, 풍선날리기 등 다채로운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흑석골 당산제가 다른 당산제와 다른 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마을 안녕과 평화, 풍요를 어머니들이 중심, 두 번째는 당산제와 용왕신에게 청정수를 마을 주민들이 마실 수 있도록 당산제와 함께 제사지낸 것이다.

천년 전주는 서민들의 삶속에서 남겨진 흔적의 이야기들이 구전으로 전해오는 다양한 스토리텔링으로 구성되었다 할 것이다.

제20회 흑석골당산제도 마을의 안녕과 화합, 풍요를 기원하며 주민들이 모여열리는 전통 세시풍속이다, 전주부성의 남쪽에 위치한 서학동은 예부터 주민들의 삶터이기에 많은 스토리텔링을 간직하고 있으나 제대로 발굴이나 보존이 안 되고 있어 안타깝다.

흑석골 한지 생산을 무형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 될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전주시의 계획에 적극 지지하면서, 서학동이 가지고 있는 전통과 문화도 발굴과 보존으로 천년전주, 사람의 도시, 품격의 도시, 문화수도로 거듭 태어나는 밑받침이 바로 서학동에 산재한 전통문화 콘테츠를 행정 및 재정적 지원을 통한 무형문화제를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영진 한중문화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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