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우진문화공간서
제27회 신예작가초대전 진행
김보미-박지민 등 11인 작품
한국-서양화-조소등 '다채'
"세태 물들지 않은 순수함"

새로운 미술가의 탄생은 그야말로 거대한 사건이다.

여기서 말하는 탄생은 단순히 주목받는 신인의 등장이나 작품을 전시하는 행동이 아니다.

한 작가로서, 한 인간으로서 가난하지만 도덕성과 품위를 유지하며 묵묵히 작업에 매진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괴로움의 내력과 외로움의 순간을 스스로 기워내며 하나의 미적 세계로 탄생시킨 새내기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우진문화재단은 오는 15일부터 28일까지 우진문화공간에서 ‘제27회신예작가초대전’을 개최한다.

도내 대학들이 배출한 신진작가들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기성작가와는 다른 풋풋함과 참신함을 느낄 수 있다.

올해 참여작가로는 한국화 김보미(군산대), 박지민(원광대), 박진영(전북대) 서양화 오혜은(군산대) 양정숙(원광대) 남영은 (전북대) 조소 최무용(전북대) 한지조형공예 오주희(예원예대) 환경조각 조은익(군산대) 미술 김민주(원광대) 조민지(원광대) 등 이다.

2014년 4월 16일 그날의 아픔을 끄집어내는 오혜은의 작품은 우리에게 잊혀져가는 세월호의 충격과 그날의 기억을 되새기자고 말한다.

떠나버린 그들이 우리 곁에 있었음을 잊지 말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거친 느낌의 질감과 그 위에 덥혀있는 물과 같은 푸른색의 번짐은 대비적 특징으로 돋보인다.

또 푸른색 사이로 보이는 미묘한 색변화도 눈여겨 볼만하다.

남영은의 작품은 극사실주의에 기반한다.

소재를 가리지 않는 변화무쌍함은 보는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소모품화 되는 인간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어느 소년의 마지막 길, 가방 속에 있던 컵라면과 나무젓가락, 스테인리스 수저에 많이 슬퍼하고 분노했던 사건을 모티브로 세상 속에서 부속품처럼 취급당한 상황을 꼬집어낸다.

전북대 이광철 교수는 “그림에 등장하는 깡통은 그 존재의 가벼움에 대해 말한다. 한때는 간절한 목마름을 해결했으나 이제는 한쪽 구석에 버려진 존재. 너무 가벼워져 이리저리 치이다가 ‘나 여기 있어요!’라고 말하며 큰 소리로 쓰러져 간다. 텅 비어 있어 공허하지만 그럴수록 더 큰 소리를 내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 애쓰고, 얄팍한 경험으로 남을 판단하는 사람을 경계하며, 빈 깡통속의 세계에 갇히지 않으려 투쟁한다”고 해석한다.

이어 “세상과 인간 사이의 경계선에 놓여있는 어떤 존재에 관한 생각이다. 일상 속에서 의식되지 않으면서 의식되는 무엇, 세상과의 소통, 그 속에서의 존재감에 대한 것들을 담아낸다” 고 덧붙였다.

김보미는 제도와 편견, 인습과 틀, 보이지 않는 타자의 시선 속에만 형태만 남아있는 ‘나’를 그려낸다.

사회 이단아로 보이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으로 원하는 삶보다는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살아왔다 고백한다.

어떤 말, 어떤 시선, 어떤 행위들이 결국 내면의 감정과 충돌하며 겪게 되는 삶의 태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엿 볼 수 있다.

이밖에도 조소, 한지조형공예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한 11명의 작품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한 재단 관계자는 “세태에 물들지 않은 순수함과 지칠 줄 모르는 새내기 미술가들의 열정을 엿보길 바란다” 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 오픈식은 15일 오후 6시에 열릴 예정이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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