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까지 갤러리 숨 기획전
김영란-박지수 등 7명 작가
결혼-임신-출산-미래 표현
"따뜻한 이야기 듣길 바라"

갤러리 숨은 ‘봄날 (A spring day)’을 주제로 오는 30일까지 테마기획전을 연다.

김영란, 박지수, 박지은, 이순애, 장영애, 정미경, 최지영 등 7명의 작가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봄옷자락에 담긴 설렘과 그리움의 이야기를 꺼내 논다.

결혼, 임신, 출산,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 여성으로써 겪어야 했던 삶의 파편들이 담겨있다.

김영란 작가는 어머니의 하얀 모시 저고리와 결혼을 앞둔 날 얻게 된 잠자리 날개 같던 자신의 옷을 꺼내놨다.

‘살랑살랑, 사뿐사뿐’이란 제목의 작품은 작가의 젊은 날을 회상한다.

박지수 작가의 ‘봄을 품다’에는 아이와 함께한 봄날의 추억이 담겨있다.

스물 넷 갑작스럽게 한 임신으로 입게 된 임부복.

작가는 어쩐지 자신의 옷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 옷을 입고 봄날을 보내며 아이에게 애정이 생겼다고 고백한다.

이제는 아이와 함께 하는 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게 됐다 말한다.

장영애 작가는 ‘파도처럼 밀려오는 설레임’에서 죽음이라는 단계를 거쳐 해체되어 버릴 자연물을 표현한다.

작가는 기품 있는 육신과 창조적 힘으로 가득한 매력적인 영혼을 감상하며 창작한 작품으로 봄날 만들어 낸 이 작품은 자신의 영혼을 흥분시키는 행복의 원천이라 말한다.

대학시절 데님에 열광하고 즐겨 입었다 말하는 이순애 작가는 ‘나의 꽃시절’을 통해 20대에 꿈꾸던 자신의 모습을 그려낸다.

새학기가 되면 컬러셔츠와 데님팬츠로 멋스럽게 연출했던 날들은 훗날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행복한 기억으로 남게 된다 말한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봄, 자신의 꽃시절 즐거운 추억을 꺼내 보인다.

그밖에도 삶이 달라지면 몸도 새 옷을 입는다 말하는 박지은 작가의 ‘Memory of body’와 봄날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을 표현한 정미경 작가의 ‘나를 위한 gesture’등이 전시된다.

또 최지영 작가의 ‘나의 봄날엔’ 19년 전, 결혼식에서 입었던 새색시 한복과 어머니의 살구빛 한복을 나란히 전시한다.

작가는 시간이 흘러 새색시는 사라졌지만 따뜻한 그날의 기억을 회고한다.

정소영 갤러리 숨 대표는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마른가지 위에 파릇한 물기가 도는 봄이다”며 “따뜻한 햇살과 살랑이는 바람 속으로 나들이 하고픈 날 여성작가들이 옷장 속에서 꺼내온 이야기를 함께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관람 시간은 평일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며,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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