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은 본디 왕의 음악이었다. 특히 왕과 상류층들이 좋아하였다.

가야금은 가야국의 가실왕이 만들었고 거문고는 우륵이 만들고 곡을 만들었는데 우륵의 당시 벼슬은 제2상 즉 부총리였고 조선왕조 세조실록 총서1권을 보면 세조가 피리를 부니 금성대군이 춤을 추고 종친들이 크게 기뻐하였다고 기록돼 있다.

이렇듯 전통음악은 대궐의 담을 넘지 않고 귀히 계승되어오다 사대부들에 의해 궁 밖을 나온 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최후를 맞이할 뻔 한다.

일제가 짓밟은 저급문화의 오명을 씻고 우뚝 서기 위한 노력은 이제 경제대국 10위의 국격에 맞는 전통음악이 되어 문화특별시 전주를 지탱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전통문화를 미래의 먹거리로 보고 또한 도정과 시정의 큰 축으로 여기는 현시점에 전라북도 엘리트 국악의 효시였던 우석대 국악과를 비롯하여 원광대 국악과, 백제대 국악과 등은 통폐합의 서슬 아래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전북은 전국적으로 유일하게 국악과 4개교를 보유한 유일한 도이기도 했다.

이러한 통폐합은 수십 년 후에 드러날 거라 예상했지만 벌써 심각한 예술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문화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문화 인력의 경력을 금배지 마냥 자랑스러워하는 것도 단기간에 성과를 보이진 않지만 일정 선만 넘어서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내뿜는 진정한 미래의 먹거리이기 때문이다.

국악과, 한국음악과의 통폐합과정을 교육부 탓으로, 저출산 탓으로, 취업률 탓으로 돌리며 방관한다면 현재 예술인력이라도 잘 보전하지 못하면 전통문화의 메카는 꿈도 못 꿔 보고 사라질 것이다.

전통문화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다. 최근 들어 전북은 탄소가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하면서 엄청난 투자를 하는 것 같다. 탄소도 중요하지만 전북의 정체성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곰곰이 따져봐야 할 때다. 

혹자는 흔하디 흔한 전통문화에 왜 이리 부산을 떠느냐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기에 전통문화가 대접받게 됐고, 그 덕분에 한옥이 보이고 한지가 시야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이제는 상황이 많이 변했다.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고 오히려 투자를 통해 성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어느 누구에도 물어봐도 전통문화가 미래 먹거리라는 소리를 듣기 쉬운 세상이 됐다. 

문제는 투자다.

특히 문화특별시 전주로 자리매김을 위해선 문화창조기업, 사회적기업 활성화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예술단체를 만들어보고 창업을 해보고 협동조합을 구성해서 문화가 산업의 꽃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줘야 한다.

이제는 우리가 되짚어 볼 시간, 다음에 또 논할 여유가 없다.

우리의 젊은 문화 인력이 술렁인다. 이들이 다른 세상으로 떠나기 전 전북의 전통문화에 중점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조성에 힘써야 할 때다. 

/김성훈 문화포럼 나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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