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증상 '척추암' 병 키우기전에 잡아야
디스크증상 '척추암' 병 키우기전에 잡아야
  • 김영훈
  • 승인 2018.03.26 1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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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모(78)씨는 평소 허리통증이 있었지만, 단순 척추협착증으로 진단받고 일반적인 물리 치료만 받아왔다. 하지만 갈수록 통증이 악화하면서 걷기도 힘들어졌다. 여기에 체중 감소에 기침 증상까지 더해지자 큰 병원을 찾았다. 척추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결과 척추종양으로 진단됐다. 단순 감기인 줄 알았던 게 폐암이었고, 척추로 암이 전이된 것이다. 서씨는 척추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먼저 받고, 폐암 표적치료제를 복용하며 경과를 관찰 중이다. 

#. 김모(56)씨는 2013년 유방암 수술 후 항암 치료를 받아왔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허리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해 2016년 정밀 검사를 한 결과 전이성 척추종양으로 진단됐다. 척추암이 진행돼 골절까지 일으킨 상태였고, 이게 신경을 누르면 마비까지 올 수 있어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또 한 번의 암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두려움이 앞섰지만, 정형외과와 종양내과, 방사선 종양학과 등 여러 진료과목 의료진이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에 용기를 냈다. 의료진은 미세 현미경 감압술로 척추신경을 누르고 있는 종양을 제거한 뒤 상처 부위를 최소화하며 척추를 고정하는 수술을 했다. 이후 척추에 남은 암을 방사선 치료로 제거한 지금은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됐다.

앞선 사례처럼 허리통증은 전 인구의 90%가 일생에 한 번쯤 겪는 흔한 증상이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 통증이 더 심해진다. 그래서 허리통증이 생겨도 단순한 근육통이나 디스크 질환 정도로 생각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고령자가 체중이 감소하고 외상도 없이 척추 골절이 발생했거나, 암 치료 중인 환자가 기존에 없던 요통이나 방사통이 점차 악화한다면 척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종양은 머리카락, 손톱, 발톱을 제외하고 우리 몸 어느 곳에라도 생길 수 있다. 척추종양은 뇌에서 연결되는 신경 줄기인 척수를 보호하고 몸을 지탱해주는 기둥이 되는 척추에 생긴 모든 종양을 통칭한다.

척추종양의 증상은 허리 디스크, 척추관 협착증처럼 척추 주위 통증이나 척추 신경근을 따라 방사통으로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의 호전과 악화를 보이는 퇴행성 질환과 달리 통증이 점점 심해지면서 악화일로로 치닫는 게 주된 특징이다.

원발성 척추종양은 전이된 게 아니라 척추 자체에 처음으로 생긴 종양을 일컫는데, 양성과 악성(암)으로 나뉜다. 원발성 척추종양은 전체 척추종양의 10% 미만으로 매우 드물고 아직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 유병률은 10만명당 2.5∼8.5명으로 추정된다. 

원발성 척추종양 중 양성 종양은 대부분 수술로 치료하기보다는 주기적으로 경과를 관찰한다. 양성 종양의 경우 대부분 병변이 진행하지 않고, 척추 수술에 따른 합병증의 위험성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양성 종양이라도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하면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반면 척추종양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전이성 척추종양은 다른 장기에서 발생한 암세포가 척추로 전이된 암을 말한다. 

최근 들어 이런 전이성 척추종양이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치를 보면 전이성 척추종양을 진단받은 환자는 2009년 2천991명, 2010년 3천359명, 2011년 3천470명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국내 유병률은 10만명당 26명꼴로, 여성보다 남성에서, 주로 70대에 환자가 많다.

이처럼 환자가 느는 것은 조기 진단과 최신 치료법의 등장으로 암 환자의 생존 기간이 길어진 것과 무관치 않다. 이 질환은 척추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 뼈스캔(bone scan)과 같은 영상 검사를 거쳐 조직 검사로 최종 진단한다.

보통 다른 장기에 생긴 악성 종양의 약 10%가 척추로 전이돼 증상을 일으키는데, 이중 절반은 수술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 
 

척추로의 전이는 폐암, 간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전립선암의 순서로 잦다. 남성은 폐암·간암·전립선암이, 여성은 유방암이, 소아는 신경아세포종이 주로 척추로 전이된다.

전이성 척추종양은 다른 부위의 암세포가 혈행을 타고 이동해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척추가 풍부한 혈액 공급을 받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전이성 척추종양의 치료 예후는 처음 암이 어디서 발생했는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좋지 않은 편이다. 평균 생존 기간은 191일, 12개월 생존율은 약 37.7% 정도로 보고된다. 생존 기간은 처음 생긴 암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유방암이나 전립선암의 생존율이 폐암이나 간암의 생존율보다는 높은 편이다.

치료법은 수술과 방사선 등의 국소 치료와 항암제, 약물 등을 이용한 전신 치료가 있다. 환자 나이, 전신 상태, 증상, 종양 위치, 종류 등에 따라 치료 목적과 범위를 정하게 된다. 

척추종양 수술은 난도가 높은데다가 출혈이 많아 수술 후 합병증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통증 감소와 신경 마비를 막을 수 있다면 국소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먼저 고려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종양 세포에 의해 척추가 불안정해지거나 병적 골절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수술로 치료한다. 

특히 신경 압박에 의한 마비가 발생하면 환자의 삶의 질이 급격히 나빠지고 생존 여명 역시 감소하게 되므로 생존 여명이 3∼6개월 정도로 길지 않더라도 적극적인 수술을 고려한다. 또 원래 생긴 암과 전이성 척추종양을 동시에 수술로 제거할 수 있다면 완치를 목표로 암 부위를 모두 들어내는 근치적 수술과 수술 후 방사선, 항암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대부분 전이성 척추종양 환자는 수술로 수명을 연장하려는 목적보다 통증을 억제하고 신경을 보존시켜 자가 보행과 활동을 가능하게 하려는 이유가 더 크다. 골절을 예방하고 척추 불안정성을 교정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이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성모병원의 자체 연구에서는 수술 후 활동정도(performance state)가 좋은 전이성 척추종양 환자일수록 오래 생존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 개개인의 몸 상태에 맞는 최적의 치료 방법을 찾기 위해 내과, 방사선 종양학과, 정형외과 등의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다. 또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수술 후 신경손상 등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영훈 서울성모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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