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가에 많이 피는 할미꽃

할아버지 무덤가에

할미꽃이 피었습니다  


할머니는 죽어서도

할아버지가 걱정입니다  


할아버지는 할미꽃을

가슴에 안고

잠들었습니다  


할미꽃이 피고 싶은 곳은

할아버지의 무덤가 뿐 입니다  


할아버지가 살아생전

제일 좋아하던 꽃은

할미꽃입니다    

- 정성수시인


■ 시작 노트 ■ 

할미꽃을 한자어로 ‘백두옹白頭翁’이라고 한다.

머리가 하얀 늙은이라는 뜻이다.

흰 깃털로 덮인 열매의 모양이 할머니의 하얗게 센 머리를 닮았을 뿐만 아니라 허리가 굽은 모습으로 피는 꽃도 할머니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할미꽃은 무덤가에서 잘 자란다.

이것은 주위에 큰 나무가 없어 햇볕을 잘 받기 때문이다.

강원도 정선 귤암리에서만 볼 수 있는 ‘동강할미꽃’은 하늘을 향해 고개를 뻗는 세계 유일 희귀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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