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예향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진 전주는 소리, 공예, 음식, 서화, 풍류 등 다채로운 전통문화를 꽃피우는 도시다.

특히 솜씨 좋은 무형유산 전승자와 그들이 지닌 예술적 가치를 중시하는 지역민들이 서로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작용하며 전통문화를 이어나가고 있다.

현대화된 도시 속에서도 전통문화 보전을 위해 정책적 노력이 남다른 전주는 지속적으로 계승 발전 시켜야 할 소중한 자산도 많다.

지역과 협력해 추진해온 올해의 무형유산도시 사업을 통해 전주는 비지정 무형문화유산 종목 21개를 발굴해 책으로 엮었다.

무형문화연구원이 수개월간 체계적인 조사와 집필 끝에 출간된 ‘전주의 무형문화유산’은 전주대사습놀이부터 전주미나리, 전주콩나물, 조경단대재와 단오물맞이 등 지역이 갖고 있는 문화유산들로만 구성됐다.

진주, 당진, 남원에 뒤이어 네 번째로 올해의 무형유산도시로 선정된 전주시는 2017년 4월부터 9월말까지 무형문화 유산 조사사업을 진행했다.

총 10명이 공동으로 참여한 목록화 작업은 상세목록을 작성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됐다.

또 전주 사람들이 전승해 오고 있지만 국가나 전라북도로부터 지정받지 않은 무형문화 유산을 우선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전통문화’가 전주의 핵심 브랜드이기에 기존에 다뤄지지 않았던 부문에서 새로운 종목을 발굴한 책으로 전주의 독특성과 정체성 드러내기에 집중한다.

게다가 1,000년의 역사를 가진 지역이 도시문화로써 복합적이고 융합적 성격을 띄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드러내며 예·기능 종목과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가치까지 담아내고자 한 것이다.

책은 전통공연·예술을 비롯해 공예·미술 등에 관한 전통기술, 한의약, 농경·어로 등에 관한 전통지식, 구전전통 및 표현, 의식주 등 전통적 생활관습, 민간신앙 등 사회적 의식, 전통적 놀이·축제 및 기예·무예 등 총 7가지로 분류하고 대장장이, 장황, 전주미나리재배 등 21개의 세분화된 콘텐츠를 담았다.

우리 지역의 대표 축제 전주대사습놀이, 단오물맞이 등을 소개하고 공동체 의식 함양에 대해 언급한다.

또 전주콩나물, 복숭아 등 농산물에 대한 보호조치와 상품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전주에 전해지는 설화 조사의 필요성까지 역설하고 있다.

이렇듯 목록화 된 작업을 토대로 전주의 무형문화유산의 특징 분석과 각각의 종목에 대한 보존계승 방안까지 제언한다.

또 기·예능 중심의 보전정책에서 전통지식, 의식주 등의 생활관습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무형문화재로 보전해야 할 범위가 확대되었음을 강조한다.

수개월간 전주의 문화유산을 발굴 조사한 연구진은 “전주사람들이 지키고 있는 문화적 정체성고 그 가치를 파악하는 것이 제대로 된 문화유산 보호 방법”이라 말한다.

책을 발간한 조현중 국립무형유산원장은 “무형문화유산은 그 자체가 지니는 특징 때문에 소멸, 훼손, 단절, 이동되는 양상이 쉽게 포착되지 않는다. 특히 도시에서는 그러하다. 단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조사와 기록에 매진한 연구진들에게 감사하다”며 “이번 발간으로 무형문화유산 전승자들의 자부심이 높아지길 바란다. 또 무형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박은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