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용 택시보다도 더 많은 주행수를 기록하는 순찰차, 국민의 안전을 위해 달리고 있는 제복 입은 감정노동자, 경찰관을 아십니까? 최근 인기리에 반영하는 한 드라마의 문구 내용이다.

경찰은 치안 유지와 법 집행의 최일선에 선 공무원이다.

제복 입은 경찰은 법과 권위를 상징하지만 요즘 이리 저리 휘둘리는 감정노동자로 분류되는 현실이다.

한국 고용 정보원이 13일 발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경찰관은 한국의 주요 직업 730개 중 화나게 하거나 무례한 사람을 대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직업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징계나 승진보다 악성민원에 대한 스트레스의 고통이 훨씬 더 크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스트레스가 높은 직업 1위, 지난 5년간 자살한 경찰관은 총 116명으로 순직한 경찰관보다 더 많다는 결과 역시 충격적이 아닐 수 없다.

치안의 최전선에서 살인, 폭력, 자살, 교통사고, 막말 등에 무방비 반복 노출되어 온 경찰관의 내면을 보듬기 위해 2017년 10월 발의 했던 경찰관 심리치료지원법이 2018년 3월 27일 통과했다.

경찰의 건강복지 향상과 더불어 국민 안전 증진으로 직결될 반가운 소식이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고위위험군이라는 연구들을 고려할 때 경찰관의 심리적 고통 방치는 치안 공백으로 이어 질수 밖에 없다.

그에 따라 경찰트라우마센터를 운영해왔고 지난해 4월부터는 트라우마라는 부정적인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마음동행센터로 명칭개선하고 이용자도 늘어났다.

기존에는 경찰관의 체력과 건강관리로 의료지원으로 한정했으나, 이번 법개정을 통해 심리치료가 포함되었다.

건강검진, 정신건강검사와 별개로 경찰관의 폭넓은 심리문제에 대한 상담과 치료를 제공하는 법적 근거를 제공한 것이다.

경찰의 자살의 가장 많은 원인은 우울증이다.

극한 업무환경과 내면의 고통을 호소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경찰이라는 일을 하면서 시민의 무시, 편견, 막말의 대상이 될 때마다 경찰 역시 똑같이 상처받고 마음을 다친다.

아무리 훈련을 받고 상담을 받는다고 해도 경찰 역시 사람이다.

이번 법적인 마련도 그들의 아픈 내면을 보듬기 위한 첫발걸음이다.

그들은 스트레스풀이 대상이 아닌 치안을 위해 애쓰는 민중의 지팡이이자, 국민의 보호자이다.

경찰이 독립적 수사권을 갖진 못한 것이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들이 수사를 독립적으로 진행하고 해결하는 대단한 공권력인 것처럼 보여져왔다.

경찰을 위한 지원 제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인 해결은 제복을 입은 민원과 치안을 해결하는 감정노동자에게 보내는 따뜻한 배려이다.

/남원경찰서 중앙지구대 순경 신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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