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실 용접 작업 중 발화
스프링클러 불길 확산 늦춰
직원들 손님 55명 대피 유도
소방안전 학습효과 큰 도움

전주시 완산구 토탈사우나 지하 1층에서 12일 0시 34분께 화재가 발생해 벽면과 천장이 그을려 있다. 이 화재로 손님 55명이 건물 옥상과 1층으로 대피했고 이중 15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김현표기자
전주시 완산구 토탈사우나 지하 1층에서 12일 0시 34분께 화재가 발생해 벽면과 천장이 그을려 있다. 이 화재로 손님 55명이 건물 옥상과 1층으로 대피했고 이중 15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김현표기자

전주 도심에 있는 한 사우나에서 야심한 밤에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정상적인 스프링클러의 작동과 직원들의 신속한 대피 유도, 출동한 소방관들의 적절한 조치로 대형 참사를 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전주완산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0시34분께 전주시 중화산동에 소재한 사우나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119신고를 접수하고 곧바로 살수차와 구급차 등 장비 48대와 소방대원 151명이 현장에 출동했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사우나 내부와 옥상에 대피해 있던 손님 55명을 구조했다.

이들 중 15명은 연기흡입으로 구토 증상 등을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불로 건물 6층 전체면적 4445㎡ 가운데 지하 20㎡와 집기류 등을 태워 95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산했다.

이 불은 지하 1층 세탁실내 수도관 누수 현상을 막기 위해 용접을 벌이던 중 과열된 보온덮개에서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용접을 하던 작업자와 직원들은 소화기로 초기진화를 시도했지만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하며 불길이 번지는 속도를 늦췄고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불길 확산을 벌어 줬다.

당시 사우나 직원들은 그간 소방교육을 통해 배운 화재 발생시 대피 매뉴얼 대로119 신고 후 5·6층 피트니스 센터와 4층 사우나에 있던 손님 55명을 옥상과 계단 등으로 신속히 대피시켰다.

또 1~3층에 있던 손님들은 밖으로 대피했다.

하지만 4~6층에 있던 손님들은 검은 연기로 인해 밖으로 나가는 대피로가 막힌 상태였다.

직원들은 모의 훈련 통해 저층에서 불이 날 경우 1층으로 대피가 힘들다면 4~6층 손님들은 옥상으로 대피시켜야 한다는 것을 익히고 있는 상태여서 곧바로 고객들을 옥상으로 대피시켰다.

직원들은 고객이 모두 대피한 것을 확인한 뒤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옥상에 올라간 손님 20여 명은 소방당국이 투입한 고가 사다리차를 타고 무사히 탈출하게 됐다.

화재 당시 현장에 있던 A씨(43)는 “일을 마치고 사우나 수면실에서 자고 있는데 화재경보기 소리로 잠에서 깼다”며 “검은 연기 때문에 밖으로 대피할 수 없어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옥상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또 4층 사우나에 있던 B씨(59)는 “불이 났다는 소리를 듣고 순간 공포가 엄습했지만 신속하게 옥상으로 피해서 화를 면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불이 난 토탈사우나(총 6층)는 2003년부터 영업을 시작해 전주에서 제법 규모가 큰 사우나에 속한다.

이번 화재는 자칫 제천 스포츠센터와 마찬가지로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사고였으나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된 데다 사우나 직원들과 소방대원들의 적절한 대응으로 큰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게 소방당국의 분석이다.

불이 난 사우나 주변이 유흥 밀집지역인 데다 왕복 2차로로 비좁았지만 이날 갓길 주차 차량이 거의 없어 소방차의 진입이 수월했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이날 경찰도 화재 현장 방향으로 진입하려는 차를 우회시키는 등 소방차의 진입과 구조 활동을 적극 도왔다.

경찰 관계자는 "불이 난 사우나 내부에 평소보다 많은 손님이 있었는데도 다행히 소방시설의 정상 작동과 직원들의 침착한 대피 유도로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면서 "앞서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 이후 소방안전에 대한 학습효과와 안전 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이 큰 도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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