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사진작가와의 만남'
백제대 강용석 작가 강의
삶-죽음 교차되는 의미 찾아
전쟁-정치문제 셔터에 담아

지난 16일 사진공간 눈이 마련한 '전북지역 사진작가의 만남' 첫 순서로 강용석 작가의 강의가 진행됐다.
지난 16일 사진공간 눈이 마련한 '전북지역 사진작가와의 만남' 첫 순서로 강용석 작가의 강의가 진행됐다.

대한민국 사람에게 한국전쟁은 잊어서는 안 될 중요 사건이다.

시간이 흘러 감각은 무뎌지고 남의 일 인양 치부되는 게 현실이지만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평생 한국전쟁이 남긴 상처와 흔적을 파인더에 담아 온 사진가가 있다.

백제대 교수로 재직 중인 강용석 사진가는 한국전쟁 이후 우리에게 남겨진 한국사회의 문제와 고민거리를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다.

어린 시절 집에 있던 카메라와 인연이 돼 사진을 전공한 작가는 이른바 ‘길거리 사진가’다.

으레 대학을 졸업하면 방송국이나 신문사 사진기자 또는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그는 한국전쟁이 남긴 흔적을 찾아나섰다.

처음 찾은 곳은 동두촌이다.

동두촌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혼혈, 여성인권, 아메리카드림 등 당시 시대의 관심사를 하나 둘 기록해 갔다.

‘동두촌 사람들’이란 전시를 통해 당시 우리의 상황을 알렸고, 우리 존재에 대한 관심사를 공유하게 됐다.

졸업 후 찾은 곳은 매향리였다.

매향리는 미군 공군의 사격장이 있는 곳으로 지금은 폐쇄된 곳이다.

작가는 이곳에서 매향리란 지형학적 관점에서 한미관계를 객관적으로 표현하려 했고, 덕분에 2005년까지 한국사회의 관심을 받는 곳이 됐다.

이후 관심을 끈 곳은 민통선이었다.

일반인들 출입이 엄격하게 제한된 이곳에서 작가는 우리의 문제를 우리의 시선으로 표현코자 했다.

작가는 “당시 그 곳은 국가에서 운영하던 이른바 선전촌이었다.

검열이 심했지만 주민들 영정사진을 찍는다는 핑계로 출입할 수 있었다”며 “평화로운 농촌모습과 별반 차이는 없지만 그 이면에는 남과 북의 이념이 숨겨진 곳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곳에서 고인돌과 비슷한 방호석을 발견했고, 삶과 죽음이 교차되는 의미를 파악하기도 했다.

이후 한국전쟁 관련 기념비를 찾아 이데올로기적 정치문제를 담아냈으며, 한국전쟁 당시 자행됐던 민간인 학살 발굴현장도 찾았다.

최근엔 부산에서 한국전쟁 관련 작업도 진행했다.

부산은 전쟁이 직접적으로 발생한 곳은 아니지만 전쟁 피난민들이 모인 부산에서 전쟁의 기억을 되살려냈다.

이른바 ‘부산을 사수하라’란 전시다.

작가는 “전쟁은 이미 끝났지만 전쟁을 상기할 만한 것들은 많이 있다. 사진을 통해 과거 역사를 보는 방식을 진행했다”며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의 감정을 담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전쟁이 없었던 곳에서 나만의 작업방식으로 전쟁의 이미지를 담아내려 했다. 나의 사진엔 소재가 가진 리얼리티를 제외하고 의미를 남기는 방식을 취하려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강의는 사진공간 눈이 마련한 2018년 전북지역 사진작가의 만남 첫 순서로 지난 16일 진행됐다.

다음 순서는 5월 14일 곽풍영 사진가가 나설 예정이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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