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육대회는 1920년 열린‘전조선야구대회’로 시작되었다.

단일종목이 아닌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종합체육대회는 1925년부터 개최된 것이다.

이후 조선체육회가 강제해산 되면서 1938년 제18회 대회를 마지막으로 중단되었다가 1945년 부활되었고, 다시 전쟁으로 중단되었지만 1951년 제32회 대회로 재개되었다.

이러한 역사를 가진 체육대회는 한 지역을 넘어 한 국가의 구성원을 체육으로 통합하는 매개 역할을 하였다.

전국을 통합하는 자리로 거듭난 해는 1970년 시도별 자매결연을 통해 화합의 기틀을 다지기도 했다.

이렇듯 전국체육대회는 전국을 단합의 장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또한 1986년 아시안 게임, 1988년 올림픽, 2002년 월드컵, 2018년 동계올림픽까지 세계대회를 유치하여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명실공히 우리나라는 스포츠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세계대회 유치와 스타선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국체육대회에 대한 관심은 점차 줄어들었다.

그렇다하더라도 100년 가까운 역사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전 국민이 체육으로 하나가 되는 화합의 장이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전국체육대회는 체육이 주요 목적이지만 매 대회마다 문화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아직도 지역민에게 기억과 향수로 남아 있는 ‘매스게임(mass game)’은 1957년 제38회 대회에서 처음 실시한 이래 많은 발전을 거듭하면서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문화행사였다.

더욱이 지역민이 직접 참여하여 완성했기 때문에 시민이 함께 만들었다는 점에서 애정은 더욱 깊을 수밖에 없다. 전국체육대회의 꽃으로 기억하는 매스게임은 지역의 사회적,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지역민 모두의 축제로 기억되고 있다.

이후 문화적 요소는 점차 확대되어 1994년에는 국악의 해를 맞아 공개행사로 국악을 접목하여 실시하였고, 2017년 충주 전국체전에서는 ‘충주중원문화대제전’을 성대하게 치르면서 중원문화퍼레이드로 문화의 꽃을 피웠다.

일명 ‘문화체전’이라고 칭하며 체육대회에 버금가는 문화행사로 지역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이렇듯 개최도시가 문화체전에 대한 관심이 많은 이유는 단순히 체육행사를 치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역사, 문화, 경제 등 많은 자원을 기반으로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도시마케팅의 필요성 때문이다. 

올해는 제99회 전국체육대회가 익산시에서 열린다.

전북도 및 익산시는 ‘전국체전 성공개최, 익산의 미래가치 제고’를 운영방향으로 세우고 화합, 문화, 경제, 안전을 주요 키워드로 삼고 있다. 15년 만에 전북에서 열리는 만큼 전국체전의 성공개최로 전북이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찾아왔다.

이 기회를 놓지 않고 전북의 잠재된 미래가치를 문화체전으로 펼친다면 지속가능한 도시브랜드 개발과 함께 도약의 성과를 이룰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행주체인 행정, 문화예술인 및 기관, 시민의 분명한 역할분담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선, 전북도 및 익산시는 행정 지원과 인프라 구축을 위한 촘촘한 운영체계와 추진력이 필요하고, 문화체전의 구체적인 기획과 실행은 전문성을 가진 문화예술기관 및 문화예술인(단체)와 문화재단이 역할을 해야 하며, 무엇보다 전북도민과 익산시민의 적극적 참여와 관심이 요구된다.

실행주체의 역할분담이 중요한 이유는 각자의 위치에서 전문성을 살려야 문화체전이 목적과 방향성을 잃지 않고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전국체전이 개막하기 까지는 5개월 남짓 남았다.

전국체전의 인프라 준비는 행정기관에서 순조롭게 추진하고 있지만 문화체전은 뚜렷한 방향성이 발표되지 않아 실행주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행정기관과 문화예술전문기관, 시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협의체계가 필요하다.

이제는 문화예술로 지역민을 화합하고 지역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과 기획력을 발휘할 시기가 되었다.

전북의 광역 및 기초문화재단을 비롯해 적재적소에서 문화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는 문화체전을 위해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구혜경 전북문화관광재단 정책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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