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형사입건 청소년 590명
3배 급증··· 인터넷 도박게임
성인인증절차 없이 가입 가능
예방 교육-사이트 제재 필요

전북지역 청소년들이 유해성 도박 인터넷 사이트에 무방비하게 노출되고 도박중독에 빠지는 사례마저 크게 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성인인증 절차 없이 도박 사이트 접근이 가능해져 ‘한탕주의’를 부추키고 일부 청소년들은 도박자금을 마련키 위해 범죄까지 저지르는 등 후유증도 심각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불법인터넷도박으로 인해 형사입건 된 10대 청소년은 590명에 이른다.

또 연도별로는 2014년 110명, 2015년 133명, 지난해 347명으로 3년 새 3배 이상 크게 급증했다.

실제 지난해 9월께 익산에서 3억 상당의 인터넷 도박을 했던 도내 청소년 등 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학교 반 친구들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도박게임을 하는 것을 보고 호기심에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 같은 적발건수는 인터넷 도박을 하고 있는 청소년들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실제 각종 인터넷 도박을 즐기는 청소년 숫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잇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지난해 말 만 13~18세 1,536명을 대상으로 도박문제평가(CAGI) 선별검사를 벌인 결과, 호남권역 청소년들이 도박중독 위험군 1위로 조사돼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이와 함께 19세 이하 청소년들의 도박 관련 상담센터 이용사례도 점차 증가 추세다.

2014년에는 청소년 상담자가 8명에 불과했으나 2014년 47명, 지난해 180명으로 증가했고 올해 8월 기준 99명이 상담을 받았다.

게다가 도박중독으로 치료를 받는 10대 청소년 수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도박중독으로 외래진료를 받은 청소년은 2013년 13명에서 2014년 20명, 2015년 25명, 지난해 4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도내 청소년들은 주로 소셜 미디어 등 온라인 매체와 친구들의 동조로 인해 처음 도박을 접하게 되는데 주변에 온라인 도박을 통해 많은 수익금을 얻었다는 친구 등의 소식과 정보를 접하며 도박에 더 쉽게 빠져드는 모양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소셜 그래프'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제는 이 사이트 회원가입 절차에서 최소한의 성인 인증이나 베팅 금액 제한 등의 규제가 없어 청소년들의 접근이 쉽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호기심으로 게임을 즐기던 청소년들은 한탕주의에 빠지게 되고 도박자금을 마련키 위해 인터넷 사기나 돈을 뺏기 위해 각종 범죄까지 저지르는 일이 종종 발생되고 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전북센터 관계자는 "도박 노출 연령이 낮을수록 청소년기 이후 심각한 도박중독자가 될 확률이 높은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일선 학교에선 전담인력 배치 등 학교를 중심으로 인터넷 도박 예방교육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면서 "경찰 등 관계당국의 긴밀한 협조 하에 불법 도박 사이트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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