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사업 1년 소비자 몰라
현금결제 줄어 큰의미없고
업체 동전적립수단 제각각
한은 소극적 홍보의지부족

한국은행이 동전 사용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추진한 ‘동전없는 사회’ 시범사업이 1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고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사업 초기부터 홍보 부족으로 이를 모르는 소비자와 유통업체 직원들이 태반인 데다 알더라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를 외면하더니 1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동전 사용 및 휴대에 따른 불편을 완화하고 유통 및 관리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지난해 4월 20일부터 ‘동전없는 사회’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이는 소비자가 사업에 참여한 마트나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현금 결제 후 남은 잔돈을 선불전자지급 수단에 적립하는 방식의 서비스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최근 ‘2017년 연차보고서’를 통해 일평균 3만4천건(600만원 수준)의 실적을 기록, 시범사업 참여 업체가 늘어나고 동전 발행량이 감소해 사업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범사업에는 롯데마트 및 백화점과 슈퍼마켓, 세븐일레븐, 이마트, 이마트24, CU, GS25 등 6개 유통업체와 롯데멤버스, 네이버, 이비카드, 신세계 I&C, 한국스마트카드, 하나카드, 신한카드, 하이플러스카드, 한페이시스, DGB유페이 등 10개 선불전자금융업자가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나 마트 및 편의점 현장 반응은 한은의 발표와는 온도차가 큰 것으로 파악됐다.

 시범사업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이를 아는 소비자가 거의 없을뿐더러 현금 결제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어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인 것.

 현재 이마트 전주점, 롯데마트 효자점 등은 사업 초기와 마찬가지로 이와 관련된 실적이 저조하며 효자동 일대의 CU, GS25 편의점 등도 별반 다르지 않은 실정이다.

이는 사업에 대한 홍보 부족으로 인해 소비자 대부분 사업 취지는커녕 사업 추진 여부조차도 알지 못함에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특히, 대형마트보다 아르바이트생을 주로 고용하는 편의점은 사업 참여업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적립 시스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

사업 초기부터 꾸준히 지적된 홍보 및 직원 교육 부족 문제에 대해 한은에서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사업이 1년째 안착하지 못하고 겉돌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사업 추진 시 지역본부에도 홍보 지침을 전달하고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하지만 한은 전북지역본부 관계자는 1년이 지난 지금도 본부에서 이렇다 할 지침이 없었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은의 사업 추진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잔돈을 적립하는 절차가 복잡하다는 점 역시 사업을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유통업체마다 동전을 적립하는 수단이 제각각이다 보니 실효성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이 적립을 요구하지 않을뿐더러 대부분 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잔돈 적립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한다”며 “무엇보다 이에 대해 아는 사람이나 알지 모르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직원 중에도 이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동전없는 사회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홍보가 제대로 돼야 하며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정책 수정·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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