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시험서 합격률 30% 미만
졸업후 '변시 낭인' 증가우려
수도권대학 합격률 70%대

변호사시험이 도입된 지 7년 만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별 합격률이 처음 공개된 가운데 서울·수도권에 있는 로스쿨과 지방에 있는 로스쿨 간의 합격률 차이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시험에서 지방 로스쿨을 중심으로 합격률이 30% 미만으로 떨어진 곳도 3곳이나 되는 데다 졸업 후 5회까지 응시가 가능해 ‘변시 낭인’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법무부가 22일 발표한 전국 25개 로스쿨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에 따르면 제1~7회 변호사시험 누적 합격률은 83.10%다.

소위 ‘SKY’로 불리는 서울대(93.53%), 고려대(92.39%), 연세대(94.02%)와 아주대(91.90%), 성균관대(90.43%) 등이 90%대의 높은 합격률을 보였다.

반면 지방대인 전북대(69.62%), 동아대(67.82%), 제주대(67.78%), 원광대(62.6%) 등은 70%가 되지 않는 합격률을 보였다.

특히 1회 시험에서 87.15%였던 합격률이 올해 치러진 7회 시험에선 역대 최저인 49.35%로 떨어지면서 지방 로스쿨의 합격률이 급격히 하락했다.

이는 로스쿨 석사 학위 취득자가 늘면서 응시생은 늘고 있지만, 선발 인원은 1,500명 선으로 고정됐기 때문이다.

7회 시험에서 서울대(78.65%), 연세대(73.38%), 고려대(71.97%) 등 대부분의 서울·수도권 대학의 로스쿨은 70%대 안팎의 합격률을 보였다., 반면에 제주대(28.41%), 전북대(27.43%), 원광대(24.63%) 등은 30% 미만을 기록하는 등 3배 가량 격차가 벌어졌다.

이 같은 현상은 로스쿨 간의 서열화와 함께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의 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서울·수도권과 지방 로스쿨 간의 합격률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로 입학생의 우수성에 대해 제기하고 있다.

전북대 로스쿨 B교수는 “소위 명문대로 불리는 곳들이 서울·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많은 학생들이 이 곳으로 진학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특히 상대적으로 상위권 대학 로스쿨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성적이 우수한 것은 기정사실인 만큼 적지않은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방대 로스쿨의 경우, 우수 교수 인력 확보 등에 어려움이 많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도내 대학 로스쿨 관계자는 “로스쿨의 합격률을 좌우하는 것은 학생과 교수인데, 지방에 있는 학교들은 좋은 교수진을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면서 “특히 중소 도시에 있는 대학의 로스쿨은 상대적으로 더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이번 발표가 대학 간의 양극화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과거 ‘고시 낭인’이 ‘변시 낭인’으로 이름을 바꿔 다시 급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변호사시험은 로스쿨 졸업 후 5년 이내에 5번만 응시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도내 법조계 한 관계자는 “로스쿨을 졸업한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는 데 선발 인원은 어느 정도 선에서 관리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결국 수차례 시험을 다시 보는 이들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전북대 로스쿨 K교수는 “변시 낭인도 문제지만, 당초 법률서비스의 확대라는 로스쿨 도입의 취지를 생각했을 때 합격 인원을 더 늘리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반면 대한변협은 변호사 수급 확대가 서비스질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된다면서, 변호사시험 합격 인원을 1,000명 선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법무부의 이번 합격률 공개는 지난 3월 서울고법이 제6회 변호사시험 학교별 합격률이 공개대상 정보에 해당된다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이뤄졌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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