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 범죄 1,705건 해마다↑
女치위생사 금품요구 없이
남서에 가슴 흉기로 찔려
정책적 안전망 확대 절실

최근 도내에서 불특정 사람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묻지마 범죄'가 또 다시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묻지마 범죄는 사회적 약자들이 억누르던 분노를 터뜨리면서 발생하는 사회병리적 현상으로 전북지역도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4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도내에서 발생한 폭력범죄는 지난 2014년 8,919건, 2015년 9,466건, 2016년 9,129건 등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묻지마 범죄와 같이 우발적이거나 현실 불만 등을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경우는 2014년 1,607건, 2015년 1,633건, 2016년 1,705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지난 21일 오후 4시 3분께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한 치과건물 계단에서 한 남성이 치위생사 A(45·여)씨 가슴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났다.

당시 모자와 마스크를 쓴 이 남성은 금품을 요구치 않고 A씨 정면에서 흉기만 휘두르고 달아났다.

이로 인해 계단에 쓰러진 A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가해 남성이 계단에서 마주친 피해 여성에게 금품을 요구하는 등 강도짓이 아닌 갑자기 흉기를 휘두른 점으로 미뤄 '묻지마 범행'에 무게를 두고 용의자를 뒤쫓고 있다.

이처럼 묻지마 범죄에 대해 전문가들은 범행 피해자와 가해자의 상관성이 전혀 없으며 폭력이나 알코올중독 등의 정신적 병리 상태가 동반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경제적 빈곤이나 반사회적인 성격 장애 등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도 하며 일상적인 스트레스 등으로 쌓인 갈등과 감정을 풀 수 있는 통로가 부족한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묻지마 범죄를 예방키 위해 사회적으로는 소외계층에 대한 정책적 배려와 관심, 제도적 보호 장치와 안전망 확대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대부분의 묻지마 범죄자들이 불우한 어린 시절, 고립된 생활, 정신병이나 범죄 전력, 사회의 무관심 등이 범행 동기를 유발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대 사회학과 설동훈 교수는 "묻지마 범죄의 배경에는 사회 전반적으로 퍼진 폭력이나 알코올중독 등의 정신적 병리 상태가 동반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면서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된 이들이 막다른 절벽에 내몰리지 않도록 사회적인 관심과 관계당국의 긴밀한 협력으로 사회안전망 구축이 적극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묻지마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최근 호신용 스프레이나 경보기 같은 호신용품이 불티나게 판매되는 등 도민들의 불안감마저 확산되고 있다.

전주시 평화동에 사는 회사원 강미나(32·여)씨는 “이처럼 도심에서 발생한 묻지마 범죄 사건 소식을 접하게 되면 먼저 무서운 생각이 앞선다”면서 “사실 일을 보다가도 이상해 보이는 사람은 없는지 자꾸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내 자신을 보호키 위해 호신용품을 구매까지 했다”고 토로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묻지마 범죄는 일반적으로 범죄의 동기가 뚜렷하지 않는 가운데 불특정인에게 행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면서 “이를 예방키 위해 전북경찰청은 순찰과 방범활동에 총력을 기울여 치안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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