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연 사진집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독자적 시각으로 원불교 포착

원불교 출판사 편집장 천지연 사진작가의 첫 번째 사진집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가 출간됐다.

작가는 한국의 토착사상을 현재진행형으로 보고, 이를 카메라에 담아냈다.

현 세상이 끝나고 백성이 바라는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의미의 토착사상은 수운 최제우에서 시작됐다.

일부 김항과 증산 강일순을 거쳐 소대산 박중빈에게 이어지며 원불교의 뿌리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뚜렷한 형체는 없지만 유고한 역사를 품고 있는 사상의 뿌리를 찾아 나선 천 작가는 작업을 진행하던 시기를 이렇게 회고한다.

“실력이 뛰어난 작가도 아니고 나름의 독창성을 가진 전문 사진가도 아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것이 많은 사람이기에 이번 기행에는 현장성과 사실성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말한다.

그는 이어 “예술사진을 촬영하는 기행이 아니라 한국 토착사상의 현장을 기록하는 기행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사실주의 입장에서 사상이 태어나고 널리 퍼져나간 현장을 기록하기로 했다”면서 “그 현장들은 예술을 할 수 있는 풍경이나 정취를 가진 곳도 아니었다. 쓸쓸하고 초라한 사상의 거처 앞에서 나는 다만 최선을 다해보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모르는 부분을 정직하게 밝히고 자신만의 시각으로 원불교를 포착해낸 셈이다.

특히 사진집의 제목이자, 주제인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는 신동엽 시인의 영원한 주제로도 유명하다.

한국의 토착사상가들은 ‘하늘’을 사람으로 보았다.

결국 이 주제는 ‘누가 사람을 보았다 하는가’ 인 것이다.

천 작가는 그 점을 주목하고 작업에 몰두했다.

사람을 제대로 보는 사람이 사상가며 성자인 것이다.

‘문익환 평전’과 ‘소태산 평전’의 저자이며 한국작가회의 초대 사무총장이었던 김형수 작가는 “신동엽은 서사시 ‘금강’에서 ‘백제, 예부터 이곳은 망하고 대신 정신을 남기는 곳’이라는 진술과 함께 수난 받는 땅에서 여물어가는 토착사상의 뒷모습을 노래했다”고 말한다.

이어 “신동엽이 주목했던 후천개벽의 사상적 행로를 작가가 더듬어가며 찍었다”고 밝혔다.

정도상 소설가도 “자신만의 주제를 찾아 고집스레 작업한 결과가 사진집에 실려 있다”며 “작가의 첫 사진집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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