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석 단일화 공식 표명
후보들 반응 아직은 냉랭

단일화가 최대 승부처
종반땐 이슈 부상 전망

김승환 지지vs후보 사퇴
진보사회단체간 갈등도


황호진 "강력후보 대응 단일화 부적절"
천호성 "정책 검증 과정 필수 선행해야"
서거석 "진보-보수 프레임 통용 안돼"
유광찬 "정치색 아닌 교육논리 필요"
이미영 "김승환 추대 제외시 적극 수용"

단일화 추진시 서거석 중심 가능성
과정 매끄럽지 못하면 효과 미미해

그동안 지방선거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던 교육감 선거가 이번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 교육감이 3선 도전을 선언한 데 이어 6명의 후보들이 그를 추격하는 모양새다.

아직 본격적인 선거 양상에 접어들지 않았음에도 각 후보들은 표을 얻기 위한 치열한 경주에 돌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교육감 선거의 최대 화두는 단일화다.

김승환 현 교육감을 넘어서기 위해선 여러 후보들의 단일화가 가장 효과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출마한 후보들은 단일화에 대해 아직은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만 다음 달 선거가 본격적으로 무르익으면 그 양상은 달라질 것이란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단일화에 대한 각 후보들의 의견과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 단일화 논의  

단일화를 최초 던진 후보는 서거석 예비후보다.

그는 지난 23일 전북도교육청에서 자신의 정책공약을 발표하면서 “오만과 독선, 아집으로 뭉친 8년의 교육을 이제 끝내야 한다”며 “이같은 인식을 함께하는 후보라면 언제든지 문을 열고 함께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단일화에 대해 공식적으로 긍정적 화두를 내놓은 것이다.

특히 서 예비후보측은 그동안 ‘단일화’ 필요성을 직간접적으로 역설해 왔기 때문에 본격 선거가 무르익기 시작하면 자신의 지지율을 앞세워 다른 후보들을 단일화 테이블로 끌어들일 복안이다.

아직 다른 후보들은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단일화가 최근 교육감선거 이슈로 떠오르고 있어 속내는 다르다는 게 주위의 평이다.

특히 다음 주부터는 현직인 김승환 교육감도 직접 선거전에 뛰어들 계획이다.

그동안 현직으로 선거운동에 참여하지 않았던 김승환 교육감이 뛰어들면 선거판은 김승환 교육감을 포함한 다자구도로 형성된다.

이번 선거는 3선에 도전하는 김승환 교육감에 맞서 이미영 후보가 두 번째 도전장을 내밀었고, 여기에 서거석, 유광찬, 이재경, 천호성, 황호진 예비후보 등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현재로선 가장 높은 지지율은 김승환 교육감이다.

초선 때에는 2,000여표 차이로 당시 오근량 후보를 간신히 이기고 교육감에 당선됐지만 재선 때에는 50%가 넘는 지지율을 얻기도 했다.

지난 2014년 선거는 현재 선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재선에 도전한 김승환 교육감에 맞서 이미영 등 다수의 후보들이 포진했다.

하지만 이들은 ‘반 김승환’에 맞서 단일화를 이루려 했으나 반쪽자리 단일화로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재임 당시 탄탄한 지지기반을 획득한 김승환 교육감이 역대 최고 득표로 재선에 성공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이번 선거는 지난 선거와 마찬가지로 김승환 현 교육감을 포함한 다자구도로 형성돼 있다.

그동안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3선에 도전하고 있는 김승환 교육감은 높은 인지도로 30%를 넘나드는 고정적 지지기반을 장점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서거석 예비후보는 20%대를 기록하고 있고, 나머지 후보들은 나름의 지지율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반 김승환’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 속내는 복잡하다.

이미영 후보는 진보 계열을 등에 업고 김승환 교육감과 차별성을 부각하고 있다.

서거석 예비후보는 타 후보 중 지금까지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와 지지율을 획득하고 있다.

현직인 김승환 교육감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 나머지 후보들은 한자리 수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후보들 간 단일화만이 현직 교육감을 넘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아직은 단일화가 본격 논의되고 있지는 않지만 선거전이 종반에 치닫게 되면 자연스럽게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진다.

단일화는 아니지만 최근 불거진 진보사회단체의 김승환 교육감의 추대논란도 주목할 만하다.

김승환 교육감의 절대지지 세력이던 이들은 최근 지지연대를 구성키로 하고, 김승환 교육감은 진보 교육감 후보로 추대키로 했다.

이들은 “1만명 이상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결집해 촛불정신완수를 위한 진보교육감 김승환 후보 지지연대를 구성하고 교육정책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며 “김승환 교육감의 여러 공과를 볼 때 1.2기 추대에 이어 3기 진보 교육감 후보로 추대하고 그를 지지하는 연대모임을 결성할 것”을 밝혔다.

하지만 또 다른 진보사회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진보교육감 후보 추대에 대한 이견으로 갈등양상을 띠고 있다.

오히려 이들은 “지난 8년 도민에게 많은 상처를 준 김승환 교육감이 3선에 출마하는 것은 진보를 향한 역사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며 “더 큰 진보, 더 큰 민주주의를 위해 아름다움 퇴임을 촉구한다.

두 번의 임기로 도민들이 위임한 소임을 끝내고 만약 3선 출마에 나선다면 지역사회 진보의 분열과 갈등 책임이 김 교육감에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때문에 진보교육감 추대에 따른 진보세력들이 서로 이합집산하는 모습을 보여 결코 진보적이지 못하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다른 후보들의 반발도 이어져 진보교육감 추대가 자칫 눈총을 받을 상황까지 연결되고 있다.
 

교육감 후보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천호성, 황호진, 이재경, 서거석, 유광찬, 이미영후보)

후보들 "단일화 아직 적절한 때가 아니다"

# 단일화에 대한 후보들의 의견  

황호진 예비후보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단일화 논의가 다분히 정치공학적이며 편가르기란 점에서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선거의 유불리에 진보 논란과 단일화 이야기가 나오는 게 전북학생들을 위한 교육정책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황 예비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일부 후보는 도태될 것으로 생각이 든다”며 “특정후보가 강력해서 그 대응책으로 단일화를 해야 하는 논리는 그 후보에 대응하는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 그 후보의 30% 안팎 지지율은 결코 높은 게 아니다. 자신의 정책철학을 바탕으로 고민에 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호성 예비후보는 “단일화 과정은 정책검증과정이 먼저 있어야 한다. 한 명의 교육감을 만드는 과정의 단순한 단일화가 아닌 교육관과 철학 등을 묶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여론조사를 통해 인기 있는 후보를 밀어주는 방식은 안된다.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는 지 따지는 게 진정한 단일화다. 후보가 난립한 상황에서 표 분산을 우려한 단일화는 반대하지만 후보를 검증하는 기회가 전제된 단일화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재경 예비후보는 현재까지 단일화에 대한 검토 및 차후 계획이 없음을 알려왔다.

진보교육감 추대에 대한 진보단체 단일화 지지 움직임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서거석 예비후보는 “진보와 보수로 나뉘는 것은 낡은 프레임이며, 더 이상 통용되서는 안되는 과거의 일이 됐다”며 “일부 사회단체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하며 그들의 진보는 실패한 가짜 진보다”고 꼬집었다.

유광찬 예비후보는 “교육감은 정치적 중립이 생명이고, 교육은 진보와 보수로 편가르기 할 수 없는 것으로 일부 시민단체의 편가르기 시도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진보교육감 추대는 정치적 중립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교육논리에 의해 선출해야 할 교육감을 진영논리로 뽑는 잘못된 시도다”고 비판했다.

황호진 예비후보 역시 “진보후보 단일화나 보수후보 단일화니 하는 진영나누기에 따른 단일화는 반대한다”며 “특히 전근대적이고 비민주적 방식인 교육감 추대는 더 이상 안되며, 교육적 소신과 정책을 바탕으로 선택받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미영 예비후보는 단일화에 대해 약간 다른 시각을 나타냈다.

단일화는 현재 예비후보로 등록된 후보들이 후보단일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민주적으로 추대위를 만들고 일정한 원칙을 통해 후보에게 제안하는 방식을 말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그는 “김승환 교육감을 진보교육감 추대에서 제외한다면 진보후보 단일화 논의를 적극 수용하겠다”며 “가짜 진보, 실패한 진보 김승환 교육감 추대를 즉각 중단하고 진정한 진보교육감 추대 논의를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단일화 가능성과 효과는?  

지난 선거로 비추어볼 때 실제 단일화가 이뤄져도 이미영 후보는 제외될 예정이다.

반 김승환을 외치는 것은 같지만 타 후보들과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때문에 단일화가 이뤄지면 서거석 예비후보를 중심으로 뭉칠 가능성이 제일 높다.

하지만 이것도 아직은 가능성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까지 각각의 후보들은 단일화에 부정적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본선이라 칭할 만큼 선거가 무르익지 않은 상황에서 단일화 카드를 꺼낼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내달 본격적으로 선거전이 시작되면 셈이 복잡해질 수 있다.

지지율이 생각만큼 오르지 않을 경우 단일화 카드를 조심스럽게 꺼낼 가능성이 크다.

물론 단일화는 현재 지지율이 높은 후보가 제시하고 타 후보들은 이를 받아들이는 형태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단일화가 이뤄지면 그 효과는 어느 정도 될까.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계산해도 후보들간 지지율이 합해지니 올라갈 수 있다.

단일화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단일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고 몇 몇 후보만 참여한다면 그 효과는 미미할 수 있다.

지난 선거가 그렇다.

2014년에 진행된 지방선거에는 김승환 후보와 이미영 후보를 제외한 유홍렬, 신환철, 이상휘, 이승우 후보들이 단일화를 했으며 유 후보가 단일후보가 됐다.

하지만 단일화에 참여했던 예비후보 중 일부는 결과에 불복했고, 신환철 후보는 선거에 출마하는 등 실질적 단일화를 이루지 못했다.

그 결과 김승환 후보는 55%에 가까운 높은 지지율을 얻었고 단일화에 참가한 후보들은 참패를 면치 못했다.

단일화가 이뤄진다 해도 지난 선거의 학습효과를 충분히 검토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

또 김승환 교육감이 본격 선거에 돌입할 경우도 예상해야 한다.

현재 30%를 넘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선거전에 들어가면 그 지지율은 상승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

단일화를 하더라도 김 교육감의 지지율을 뛰어넘을 수 있는 고도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에 자칫 단일화가 ‘무조건 교육감이 되고 보자’로 여겨져 지지층의 마음이 오히려 떠날 가능성도 있다.

단순하게 지지율을 기반으로 한 단일화가 아니라 참신하고 진정한 교육정책을 기반으로 한 단일화가 요구되는 이유다.

어떤 형식의 단일화가 되든, 어떤 후보가 추대되든 결국 선택은 도민들이 하기 때문이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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