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보다 성적비하 욕설 더 끔찍"
"폭행보다 성적비하 욕설 더 끔찍"
  • 정병창
  • 승인 2018.05.02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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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구급대원 경찰과 달리
물리적 제압권한 없어 화근
두려움-스트레스로 작용"
2일 전주시 대송장례식장 빈소에 지난달 2일 익산역 앞 도로에서 병원으로 옮기던 중 취객의 난동으로 지난 1일 숨진 익산소방서 소속 강연희 소방위의 근무복이 놓여 있다./연합뉴스
2일 전주시 대송장례식장 빈소에 지난달 2일 익산역 앞 도로에서 병원으로 옮기던 중 취객의 난동으로 지난 1일 숨진 익산소방서 소속 강연희 소방위의 근무복이 놓여 있다./연합뉴스

취객을 구조하다 폭행은 물론 갖은 욕설 피해까지 입은 119구급대원 강연희 소방위가 돌연 숨을 거둔 사연이 알려지면서 전국적으로 애도의 물결이 확산되며 안타까운 반응이 전해지고 있다.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숨진 강 소방위와 함께 현장에 있었던 익산소방서 박중우 소방사가 출연해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박 소방사는 "지난달 2일 시민이 도로에 넘어져 있어 교통사고인 줄 알고 신고한 건이었다"며 "(취객이) 2분 후에 의식을 차려서 그때부터 난동을 부리고 욕설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욕설을 하기 시작했고 저지하기 힘들었다.

그러던 중 저도 한 대 얼굴을 가격 당했고 경찰에 신고하는 도중 저희 주임님(숨진 강 소방사)이 머리를 5대 정도 가격당했다"며 "저희는 제압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피하는 게 최선이었다"고 토로했다.

경찰과 달리 구급대원들은 물리적으로 제압할 권한이 없었던 게 큰 화근이 됐다.

동료들은 평소 강 소방위가 많은 운동을 통해 체력을 단련해 온 19년차 베테랑이라고 얘기한다.

숨진 강 소방사는 폭행을 당한 것보다 '입에 못 담을 모멸감 드는 욕을 들은 것이 더 끔찍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정은애 119 안전센터장은 "(숨진 강 소방사가 취객에게) 욕을 듣고 마음에 상처를 입은 것.

또 부모 욕도 하고 또 관련해 성적인 입에 못 담을 비하, 그런 걸 반복해서 하고 그런 욕설이 계속 귀에 맴돌아 힘들다고 얘기를 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저희가 폭행을 당했다고 혹은 마음의 상처를 당했다고 해서 쉴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폭행 가해자를 얼마 뒤 다시 이송하는 경우도 있다"며 "상식적으로 그 직원에게는 엄청난 두려움이고 스트레스"라고 지적했다.

숨진 강 소방위는 '부부 소방대원'이었다.

소방관 남편과 결혼했던 그녀는 고등학생과 초등학생 두 아들을 둔 어머니이기도 했다.

현재 강 소방위를 폭행하고 욕설을 퍼부은 취객은 구급대원을 폭행한 혐의(소방기본법 위반)로 검찰에 송치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익산소방서는 강 소방위에 대한 영결식을 3일 거행하고 1계급 특별승진을 추진키로 했다.

게다가 익산경찰서는 강 소방위의 사망원인을 규명하고자 국과수에 시신 부검을 의뢰한 결과, 이날 국과수는 부검 1차 소견으로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사망’ 가능성을 내놨다.

특히 이 사연을 접한 에쓰오일은 고(故) 강연희 소방위의 넋을 위로키 위해 유가족에게 위로금 3,000만원을 전달키로 해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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