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우수케 소리로 “자식이 윈수”라는 말을 하곤 한다.

어버이날을 맞아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많은 이들이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모처럼의 시간을 갖지만 모두가 다 그렇지는 않은 듯하다.

노인들의 상당수가 보답받기는커녕 자식으로부터 학대를 당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와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이 2005년부터 해마다 내놓는 ‘노인학대 현황 보고서’를 보면,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보건복지부의 ‘2016 노인학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한해 전국 29개 지역노인보호전문기관에 들어온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1만2천9건이었다.

이 가운데 사법기관 등에서 노인학대 사례로 판정받은 건수는 35.6%인 4천280건이었다.

2015년과 비교해 12.1% 증가한 수치였다.

노인 학대의 가해자 10명 중 4명이 자식이라고 한다.

가해자 절반가까이가 그동안 자신들이 낳아 기른 자신들의 아들딸이라는 기가 막힌 현실을 받아들이며 죽을 날만을 기다려야하는 늙은 영혼들의 비애를 우리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 것이다.

‘남보다 못한 혈육’들에 의해 하루하루 눈칫밥을 먹으며 살아가는 노인들의 하루하루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고민해 보고 있는지.

더러는 내 미래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의 자녀가 되짚어지고, 두려워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60년대 70년대 대한민국을 일으킨 사회 역군으로써 평생 사회와 가정을 위해 희생하고도 지금의 어르신들은 우리사회로부터 소외되고 외면 받고 있는 현실이다.

대접은 고사하고 우리사회의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다.

독거노인은 늘어나고 갈 곳도, 마음 둘 곳도 없어진 어르신들이 막다른 곳으로 밀려나고 있는 현실이다.

어버이날을 맞아 오늘 하루만이라도 많은 이들이 부모님들에게 마음 따뜻한 효를 행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효는 백행의 근본이라 했다.

효를 행하지 못하고서 하는 모든 행(行)함은 대부분 위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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