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엽-전청하-전신환 합작
극으로 풀어 상실-희망 대조
판타지-공포-멜로 작품 구성
각각 다른 컨셉 시로 엮어내

이 봄에 꼭 어울리는 영화, ‘봄이가도’가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섹션에서 공개됐다 세월호를 다룬 영화가 전주영화제를 찾았다.

이전에도 세월호를 다룬 영화가 있었지만 통상 다큐멘터리 형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전주를 찾은 이번 영화는 극영화라는 점에서 관객들이 보다 쉽게 그 날에 다가갈 수 있다는 인상을 남겼다.

장준엽, 전청하, 전신환 등 세 명의 감독이 참여한 영화 ‘봄이가도’는 이번 영화제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섹션에서 공개됐다.

영화는 4월 16일 잊을 수 없는 그날의 시간에 멈춘 사람들의 이야기로 세 명의 연출자가 독립된 스토리를 끌고 나간다.

각각의 이야기는 판타지, 공포, 멜로 형태로 세월호 참사를 느슨하게 연결시키며 남겨진 이들의 상처와 상실감을 들여다본다.

담백하게 그려놓은 인물들의 일상적인 상황은 슬프지만 희망찬 내일을 엿 볼 수 있다.

 장준엽 감독은 “일상적인 모습을 통해 남겨진 사람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짧은 말로 영화 제작에 대한 생각을 표현했다.

준비 없이 보낸 딸에 대한 그리움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엄마, 사건 현장에서 수많은 생명을 구하고도 구하지 못한 희생자들에 대한 부채의식에 시달리는 의인, 사랑하는 연인을 잃고 일상에 대한 의미를 상실한 남자의 모습을 차례대로 보여주며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에 관해 관객들의 생각은 깊어진다.

특히 세월호를 단순하게 슬프게 여기지 않고 사건 이후 남은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을 영화는 고스란히 표현했다.

또 영화는 중간에 시를 삽입시켜 관심을 받기도 했다.

전신환 감독은 “3편의 영화를 합치는 과정에서 각 에피소드에 맞는 시를 넣게 되었다”고 말했며 “영화 제목 역시 정호승 시인의 세월호 참사 추모시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의 시구에서 차용했다”고 밝혔다.

  진청하 감독은 “서로 다른 에피소드를 관통하는 제목을 찾다가 시인의 시를 발견했는데 ‘봄이 가도 그대를 잊은 적 없고, 별이 져도 그대를 잊은 적 없다’는 구절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며 “장준엽 감독의 경우 처음부터 한용운 시인의 ‘나는 잊고저’를 영화에 넣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각자 영화에 맞는 시를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이번 영화는 기억을 하고자 만든 영화이다”며 “영화의 이야기가 타인의 이야기라 생각하지 말고 같이 공감하고 같이 애도하고 같이 기억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은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