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는 말이 있다.

전북소방본부가 나랏돈으로 외유성 관광에 돈을 펑펑 쓰고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비난을 사고 있다.

전북소방본부는 지난해 자체 예산 4500여만 원을 투입해 소속 소방공무원들 호주, 뉴질랜드, 독일, 헝가리 등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오게 했다.

하지만 이들의 연수는 당초 취지대로 선진국의 우수 소방 벤치마킹이 아니라 대다수 일정이 유명 관광지 탐방과 체험 행사로 진행됐다.

특히 벤치마킹 연수 목적에 부합해 방문했던 곳은 겨우 2~3곳에 머물렀고 전체 8박10일 일정 중 4∼5시간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8월 8박10일 간 호주·뉴질랜드로 출장을 간 '아시아 1팀' 일정표를 살펴보면 대부분 호수, 대평원, 동굴 같은 자연경관이 뛰어난 관광지 방문과 번지점프, 스파 체험, 원주민 민속쇼 관람 등의 연수 프로그램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그나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퀸스타운 소방서 방문은 심폐소생술 지도 향상 방안을 위해 벤치마킹 차 방문했지만 연수자들은 귀국보고서에 관련 내용조차 남기지 않았다.

특히 안전체험 문화시설과 체험관을 비교·분석하겠다며 오세아니아로 떠난 연수자들은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안전체험시설을 찾지 못했다.

이들은 이런 상황에도 불구, 연수를 마친 뒤 보고서에는 를 통해 “안전체험 문화는 우리나라가 더욱 발달된 점을 느끼며 자부심을 느꼈다”는 황당한 소감만 남겼다.

이와 함께 이들의 해외연수 보고서마저 짜집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이 제출한 귀국보고서에는 상당 부분의 내용이 온라인상에 떠도는 문장을 그대로 베낀 것으로 확인됐다.

공무원들의 외유성 해외여행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만든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외유성 연수 논란에 휩싸인 소방본부처럼 해외 소방서 2곳만 들르고 나머지는 관광 일정으로 빼곡히 채워도, 또 돌아온 후 보고서 심사도 인력이 부족해 현실적으로 걸러낼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소방본부의 통렬한 자기반성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에 내서야할 것이다.

관리감독 기관 역시 보고서 심사 인력 충원 등을 통해 해외연수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책들을 세워 해외연수의 본 취지를 살려 나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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